[경기인터뷰]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

‘농약 PLS’ 성공 안착… ‘안전한 경기농업’ 싹 틔울 것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이자,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핵심 생명산업인 ‘농업’이 위기라는 말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고령화돼가는 농촌 현장은 일손 부족에 신음하고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에 미세먼지와 같은 이상기후도 농업현장에는 큰 걸림돌이다.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도 농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이유다.

김 원장은 어려운 여건에도 농업 발전과 농촌 희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친환경 농업,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 젊은 농업인 발굴 육성에 매진해 경기농업을 지속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남북교류를 대비한 대북사업 아이템도 발굴하는 등 북한 농업경제활성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PLS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농촌지역을 돌며 설명회를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 원장에게 올해 농기원의 계획을 들어봤다.

Q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의 소회를 밝혀달라.

A 지난 100일간 경기농업을 파악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원장 취임 후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도정방침에 맞춰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에 힘쓰고 있다. 우선 지역자원 이용 수입유박대체 비료개발과 시군 친환경작목반에 액비 제조플랜트 설치 등 현장 실증을 강화하고 있다. 또 농촌의 고령화에 따라 젊은 농업인 육성이 시급해 청년농업인 발굴과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PLS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농업인 교육과 집회 시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이를 안착 시키기 위해 농업기술원 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 성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농업, 농촌발전을 위한 산적한 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선을 다 해 이를 해결해 농업인 소득향상에 매진하겠다.

Q 올해 농업기술원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A 언제나 최대한 농민한테 혜택이 가는 일을 하려 한다. 모든 사업이 농업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 먼저 친환경생태농업 기술개발ㆍ보급을 강화 하려 한다. 친환경방제를 위한 천적과 유기자재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연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농무성에 연구원을 파견 연수를 실시해 전문가를 육성할 것이다. 친환경 생태농업의 확대를 위해 개발된 신기술 현장 보급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 첨단 융복합 미래농업 기술개발을 보급하려 한다. 최근 농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ICT 기술과 연계한 스마트팜 활용기술 개발과 4차산업 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개발, 식물공장, 스마트팜 현장 적용 기술을 확대하겠다. 스마트팜 농가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장환경에 적합한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환경모델을 개발해 보급하려 한다. 또한 인공지능, 드론 등 4차산업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병해진단 드론 개발, IoT 기술을 상용화하고, 식물공장은 경제성을 맞추고자 고부가가치 기능성 작물 재배기술을 확립할 계획이다.

환경문제와 연계돼 축산농가의 악취 민원 해소와 농약, 항생제 사용 감소 효과가 높아 많은 농업인이 희망하는 유용미생물 생산공급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군농업기술센터 미생물실에 내구연한이 경과한 노후시설 및 장비를 점차적으로 개선해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현재 1만 2천t 수준의 생산량을 1만 3천t 수준으로 늘려 공급할 계획이다.

Q 종자 주도권이나 미세먼지 등 국내ㆍ외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A 종자주권 확보를 위한 신품종 육성 확대보급을 추진하려 한다. 종자개발은 정부의 골든씨드 프로젝트 추진과 같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 품종 의존율이 높고 이에 따른 로열티 지급액도 많아 자체개발 우수품종 보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쌀의 경우 약 63%에 달하는 일본계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참드림’ 등 우리도 벼 품종을 확대 보급하고, 장미, 선인장 등 개발품종을 해외 수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및 재해예방 관리를 강화할 것이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대체작목 예측 연구를 통해 안전한 작물재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외래병해충, 돌발병해충 등이 매년 상시 발생함에 따라 사전 예찰 및 방제를 강화해 발생을 억제토록 해 나가고 민원 해소를 위해 농경지와 산림, 공원녹지에 대한 협업방제를 적극 추진하겠다.

지역특화작목 신 소득 창출 기술개발을 보급하겠다. 경기도에서 지역특화작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버섯과 인삼, 선인장, 다육식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신품종 육성과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된 기술들의 현장접목을 위해 81개소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보급해 많은 농가에 파급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잡곡프로젝트를 통한 농가 소득향상을 주도할 것이다. 밭작물 기반이 부족한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한 잡곡기반 조성과 우량종자 보급을 위해 종자 생산체계 모델을 구축, 육성 품종 보급을 위한 채종포를 운영하도록 하고, 경기 지역에 적합한 작부체계 모델을 개발해 농가를 지원할 계획이다.

Q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농촌 고령화 등 농업인들의 우려가 크다.

A PLS 대응을 위한 교육 및 홍보 또한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농업인들이 올해부터 처음 시행되는 PLS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등록된 농약만 안전사용 기준에 맞게 살포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PLS 전면시행을 모르는 농업인들이 아직까지 많을 것으로 예상돼 농촌진흥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농업인 교육시 반드시 기본교육에 넣어 홍보하고 있다. 아울러 PLS를 모르는 고령농업인이나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PLS 현장지원교육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업기술원 내에 PLS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5개 반 33명으로 구성해 공동대응하고 있다.

농업인의 고령화와 부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농작업 안전과 농부병 등 농업인들의 질병발생률이 높다. 이를 해결하고 쾌적하고 안전한 농작업 환경을 만들고자 작목별 안전관리, 농업활동 안전사고 예방, 안전 보건마을 조성 등 농업 재해율 경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Q 우리 경제 화두는 일자리이다. 농촌 일자리 창출 방안이 있다면.

A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도내 11개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구축한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중심으로 소규모 농가의 가공산업 지원을 통해 가공품 샘플제작과 가공품 생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 혼밥족을 노린 간편별미밥, 건나물제품 등 다양한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산업화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해 쌀가루 베이커리 창업, 농식품 가공창업 등 다양한 창업을 돕기 위한 기술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농업인 육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을 추진하겠다. 농촌사회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향후 10년, 20년 후의 우리도 농촌의 모습을 그려볼 때 청년농업인의 발굴 육성은 시대적 사명으로 다고 오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천 200명의 청년농업인을 발굴 육성할 계획이다.

Q 대북사업에 있어 농업기술원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A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가 우선되야겠지만 지자체마다 대북사업을 각자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5.24조치다 . 따라서 현시점에서 도농기원이 독자적으로 할 수는 있는 여건은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측에 대한 조치가 풀리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과거 경기도는 북한과 농업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지속적으로 북측과 합의하고 있고, 사업아이템을 몇 가지 내놓고 있다. 아울러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인프라 구축이다. 전기 통신, 상ㆍ하수도가 함께 진행돼야 하는데, 북한이 우리보다는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제한사항이 있다. 이 때문에 한꺼번에 진행하기보다는 순서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지에 대해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도내 농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올해도 우리 농업ㆍ농촌은 FTA 등 시장개방 확대, 기후변화, 고령화 등 큰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63.3%에 불과해 도농격차 심화되고 있으며, 농민들 간 격차도 벌어져 농업ㆍ농촌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와 도전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농기원은 농업ㆍ농촌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기술보급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정책과 연계해 농업인 소득 향상을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황금 돼지띠의 해에는 도내 모든 농업인이 농업소득과 연결된 사업추진으로 부자가 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대담=김창학 경제부장

정리=김해령기자 /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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