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상상력 결핍

학원가기 바쁜 아이들… 씁쓸한 교육 현실

상상력 결핍

              - 김자미

바이올린, 논술

영양제를 먹어

수학학원, 영어과외

보약을 먹어

엄마는 내가

튼튼한 줄 알지만

한 번씩 휘청

주저앉는다.

요즘 아이들은 쉴 틈이 없다. 학교 공부가 끝나기가 무섭게 학원에 가야한다. 학원도 한 군데가 아니다. 한 곳을 마치면 또 다른 학원이 기다리고 있다. 참 딱하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이 딱한 코스를 끊기가 어렵다. 남들이 그러니 나라고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동시는 이 딱한 교육의 현실을 노래한 시다. 아니, 노래가 아니라 고발(?)한 시다. 바이올린, 논술, 수학학원, 영어과외…학부모들은 그것이 아이의 영양제요 보약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시인은 그건 보약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짜 보약은 그런 얕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라고. 보약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진짜 보약은 단시일에 효험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시간을 두고 알게 모르게 차차로 나타난다. 상상력의 힘도 마찬가지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을 때 자신도 모르게 발휘되는 게 상상력의 힘이다. 아이디어도 이 상상력에서 나오고, 세상을 바꾸는 힘도 이 상상력에서 나온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세상이 바로 그 상상력이란 보약에서 모두 나온 것. 아이들이 가끔 심심해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고, 하늘의 구름도 보고, 나무들 자라는 것도 좀 보고….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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