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범블비’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프리퀄로 1980년대 처음 범블비가 지구로 도착했을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지난 2007년 개봉한 ‘트랜스포머’ 1편에 이르기까지 범블비가 어떻게 목소리를 잃었고, 카마로 SS으로 나타나게 됐는지 풀어나간다.
외계인, 또는 로봇과 소년·소녀와의 만남으로서 영화 ‘범블비’와 영화 ‘트랜스포머’ 1편을 전지적 시점으로 비교 해 본다.
# 소년, 범블비를 만나다
평범한 소년 샘 윗위키(샤이아 라포프)의 증조부 아치볼트 윗위키는 올스파크와 디셉디콘의 수장 메가트론을 마주한 인물이다. 그리고 샘 윗위키는 아치볼트로부터 올스파크의 지도가 새겨진 안경을 물려 받는다.
아버지와 중고차를 구하려는 샘 윗위키의 뒤를 범블비가 쫓아간다. 그리고 샘 윗위키는 카마로SS(범블비)를 사게 된다. 이후 샘 윗위키는 자신이 산 중고차가 갑자기 달려가자 도둑맞은 줄 알고 급히 쫓으며 경찰에 신고하지만 그 중고차가 외계인이라는 것을 알고 놀란다.
# 소녀, 범블비를 만나다
소녀, 찰리 왓슨(헤일리 스테인벨드)은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자동차를 고치기 위해 아르바이트며 수리에 열중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새아버지와 재혼한 어머니도, 새아버지도, 새 남동생과도 불편하다. 대회에서 수상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가졌던 다이빙 선수도 그만두뒀다.
찰리는 새 가족과도 학교에서도 다소 붕 뜬 존재로 먼저 떠난 아버지와의 추억만을 잡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돈이 부족한 가운데 폐차장의 주인의 선의로 낡은 폭스바겐 비틀(범블비)를 얻게 된다.
# 비틀 ‘범블비’
하스브로 장난감을 토대로 만들어진 원작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는 폭스바겐 비틀 차량으로 나온다. 이처럼 프리퀄로 만들어진 영화 ‘범블비’는 폭스바겐 비틀로 변하며, 로봇 형태 역시 이를 토대로 디자인된다.
영화 ‘범블비’ 속의 범블비는 사이버트론 행성에서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 속에서 미래를 위해 지구로 대피한다. 그러나 그런 그를 쫓아온 디셉티콘 소속 블리츠윙과의 전투에서 가까스로 이겼으나 목소리와 기억을 잃게 된다.
영화 초반이나 ‘트랜스포머’에서 보여줬던 병사로서의 범블비는 기억을 잃은 상태로 찰리와 마주한다. 찰리는 마치 그런 범블비와의 교감을 나누면서 다시금 인간에 대한 우정과 또 잊었던 기억을 되찾게 된다.
# 카마로 ‘범블비’
‘트랜스포머’에서 샘 윗위키와 마주한 범블비는 이미 기억을 찾은 상태로 병사로서 샘 윗위키를 지키기 위해 디셉디콘 소속의 바리케이트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직 목소리를 고치지 못해 라디오로 소통을 하지만 명확한 목적의식과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샘 윗위키와의 교감을 나눈다. 앞서 찰리와의 인간과 교감했던 그는 샘 윗위키와의 관계에서도 인종의 벽을 넘는 우정을 보인다.
# ‘범블비’ 찰리, ‘트랜스포머’ 샘 윗위키
시리즈의 포문을 열었던 ‘트랜스포머’는 범블비보다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오토봇, 그리고 메가트론과 디셉디콘의 전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샘 윗위키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흘러가지만 전체적인 서사의 흐름은 외계인의 전쟁 사이에 낀 지구(또는 인류)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 ‘범블비’에서는 찰리와 범블비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영화에서 샘 윗위키와 찰리 왓슨이 내적으로 성장하지만 성장의 면모도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샘 윗위키는 ‘평범’한 소년이 오토봇과 인류의 가교 역할을 하는 어른으로서 성장하지만, 찰리 왓슨은 불편한 가족관계의 해소, 얽매인 아버지의 죽음에서 벗어남으로서 평범한 ‘소녀’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두 영화를 보는 시각도 조금 달라져야만 한다. 영화 ‘트랜스포머’가 소년의 외계 로봇을 화려한 CG로 현실감 있게 눈앞에 불러들였다면, 영화 ‘범블비’는 소녀와 외계로봇과의 서사 자체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장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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