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Q&A] 뚱뚱하다고 놀림 받는 딸을 도와주고 싶어요

우울감 빠지지 않게… 자녀의 모습 그대로 사랑해줘야

Q : 저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이 한 명 있습니다. 딸은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아이 문제로 고민해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 방학 이후부터 딸이 학교에만 다녀오면 표정이 안 좋더라고요. 최근 들어 딸을 보고 뚱뚱하다고 놀리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아이도 놀리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놀림이 계속 되다 보니 자꾸 친구들의 말에 신경을 쓰게 되고 다른 학교생활에서 자기도 모르게 위축된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딸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A : 사춘기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외모에 대한 평가에도 예민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시기에 외모 때문에 계속 놀림을 받는다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거나, 우울한 감정에 빠져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 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비만으로 발생한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비만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외모적인 요인으로 인해 낮은 자존감이나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다보면 우울이 심해질 수 있는데, 우울 자체도 비만의 원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우울은 이런 노력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우울과 비만은 일종의 악순환으로 반복됩니다.

이때 가족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딸에게 자신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 가족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딸의 외모 관리에 도움을 주고 싶으시다면 부정적인 심리요인들이 커지지 않도록 도와주면서 나쁜 습관들을 바로잡아 주어야 합니다. 만약 비만이 문제라면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이 확인되었다면, 그 원인을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금방 해결되지 않습니다. 식사 조절이나 운동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다가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 때 자녀가 혼자서 모든 것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습관의 변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시고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에서 자녀가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사소한 습관부터 고쳐보시기 바랍니다. 집에 들어올 때 신발을 가지런히 벗게 하거나, 밖에 나갔다 오면 손을 씻는 것과 같이 작은 행동부터 바꿀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늦게 잠을 자게 되면 먹을 것에 대한 유혹이 커지므로 일찍 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수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녀의 행동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부모-자녀 간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세워놓은 기준에 자녀가 따라오지 못할 경우에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한 감정이 들며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고, 자녀 입장에서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부모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기준을 세우고 자녀가 따라오도록 하기 보다는 자녀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이 더 도움이 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녀가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녀가 노력한 내용을 같이 확인하면서 잘못한 부분을 지적하기 보다는 잘 한 부분을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는 자신이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지게 됩니다.

최낙현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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