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나인룸'에서 영혼이 바뀐 두 주인공 '을지해이'(김희선)와 '장화사'(김해숙)를 전지적 시점으로 살펴본다.
# 희대의 악녀 장화사 김해숙
김해숙이 맡은 장화사는 1984년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의 주인공이다.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은 '기세웅의 혼외자식 추영배를 세코날로 잠들게 한 뒤 질식사시켰다'는 것으로 이 죄목으로 기소돼, 사형수로 34년 간 감옥에서 보냈다.
그녀는 'SHC그룹'의 전신 '산해상사'의 경리여직원 출신으로 '산해상사'의 창업주 기세웅의 버려진 아들 추영배의 타깃이 된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에게 접근한 것도 모르고, 출생부터 불행했던 추영배를 온 마음을 다해 연민하고 사랑했다.
결국 추영배에게 배신당하고 감옥에서 34년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이후 모범수로 감면 심사 대상에 오른 장화사는 무기수 감형을 통한 가석방 가능성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어보던 중, 변호사 을지해이와의 우연한 사고로 인해 영혼이 바뀌게 된다.
# 변호사 을지 해이 김희선
천재 검사였던 아버지가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으로 몰락하게 되면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이후 그녀는 돈과 출세를 지향하며, 변호사라는 직함이 부끄러울 정도로 힘 있는 자에게는 아부하고 힘없는 자는 철저히 외면하는 인물이 된다.
돈과 명성을 거머쥐고 우리나라 최고 로펌 '담장'의 시니어 파트너로 승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형수 장화사와 영혼이 뒤바뀌어 버린다.
# 장화사 속 을지해이
몸이 뒤바뀌면서 을지해이는 사형수로서 감옥에 들어가게 된다. 있는 힘껏 부정하고 자신이 을지해이라고도 이야기해보지만, 오히려 정신병동으로 이송될 상황에 놓인다. 결국 스스로 장화사라 부르며 살기 위해, 또는 몸을 되찾기 전 버티기 위해 장화사라는 껍데기를 쓴다.
이후 몸을 찾기 위해 을지해이로 행세하는 장화사를 불러 다시금 바뀌었던 상황을 연출하거나, 장화사의 친어머니를 약점으로 잡고 그를 수중에 넣으려고도 한다. 뛰어난 머리를 통해 장화사라는 신체의 감옥과 그녀를 가둔 실제 청주 감옥을 나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그녀의 모습이 '나인룸'에서 눈에 띈다.
다만, 아쉽게도 그녀는 지난 14일 방송된 4화까지도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으로부터 이어지는 중심 스토리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존재다.
# 을지해이 속 장화사
34년 만에 나온 바깥세상. 하지만 을지해이라는 감옥에 다시금 갇혀 있다. 을지해이가 36년 살아온 인간관계, 법조인으로서의 경력, 연인, 지식 등이 그녀를 장화사가 아닌 을지해이로 살게끔 만든다.
감형만이 한 자락 희망이었던 교도소 생활보다는 훨씬 더 나은 생활이었고, 이후 우연히 보게 된 SHC 그룹의 회장 기산(이경영)을 보곤 그가 추영배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이자 동시에 연민하고 사랑했던 과거의 연인인 추영배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가 을지해이가 됨으로써 1984년 일어난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서사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1984년 그녀의 국선 변호인이었던 마현철은 현재 로펌 '담장'의 대표로 자리하고 있고, 당시 안기부 공안이자 사건의 첫 발견자인 박철순은 현재 기산의 최측근으로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김종수는 종로경찰서 강력 1과 반장으로 장화사 담당 형사였던 자다. 이후 사시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 현재는 부산 지검장의 자리에 있다. 뿐만 아니라 김종수는 기산의 손위 처남으로 여동생 김혜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기산과 결혼을 한다. 봉사달 산해 병원장은 당시 추영배의 사체를 부검했던 부검의다.
그리고 장화사는 SHC 산하의 로펌 '담장'의 변호사인 을지해이의 껍데기를 쓰고 그들의 품으로 들어갔다.
# 공공의 적, 추영배
장화사에게 기산은 누명을 씌운 장본인으로서 명확한 원한이 있다. 을지해이 같은 경우는 아버지인 을지성이 '장화사 세코날 살인사건'을 통해 몰락하게 된 간접적인 원한이 있다.
추영배는 'SHC그룹'의 전신인 '산해상사'의 창업주 기세웅의 서자이나 자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산해상사' 경리였던 장화사를 유혹하고, 또 배다른 형인 기산을 죽여 현재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서사의 주인공은 장화사이나, 결국 이 이야기를 풀어나갈 인물은 을지해이가 될 것이다. 아니었다면 '몬테크리스토 백작'처럼 34년간 복수를 위해 갈고 닦은 무언가가 드러나야 할 것인데, 안타깝게도 4화까지 장화사에게서는 그만한 복선은 보이지 않는다.
4회의 마지막은 영어로 장화사를 추궁하는 마현철의 모습으로 끝맺는다. 예고편에서 장화사가 을지해이에게 "니 몸 돌려주마"라고 하는 구절을 보아 오는 20일 방송될 5화에서 두 사람의 협력관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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