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단단한 모자’로 본 동시다. 참 재미있다.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의미도 깊다. 아이들이 읽는 동시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다. 좋은 동시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이 읽어도 유치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60년대 초, 박경용 유경환 시인 등은 ‘동시도 시여야 한다’라고 부르짖었다. 옳은 말이다. 아이들이 읽는 동시라고 얕잡아 봐선 안 된다. 수준 미달인 동시를 써 놓고 읽어달라고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문제는 또 있다. 아이들 눈높이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작품도 문제다. 이 <뚜껑>은 그런 의미에서 본보기가 될 만하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시가 주는 메시지가 웬만한 성인 시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안에 지닌 것/변하지 않게./약이나 아기 우유나...//아주 중요한 건/자물쇠까지/채우기로 하고,//그 위에 동그란 모자를/꼭 맞게, 씌운다.//단단한 모자다,/나는 뚜껑!‘ 이 얼마나 멋진 동시인가! 아니, 시인가! 세상에는 뚜껑 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내 한 몸으로 그 누군가를 지켜주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군인, 경찰관, 소방관 등등…그들을 생각하면 늘 감사의 마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믿음직한 뚜껑들 덕분에 오늘도 우리가 맘 놓고 편한 잠을 자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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