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광역단체장 8월 직무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가 33%에 불과해 꼴찌인 17위로 추락했다. 지난달에 비해 1단계 내려왔지만, 경기도지사보다 낮은 꼴찌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산뜻하고 참신한 출발을 기대한 것에 비해 실망과 우려를 낳게 하는 결과다. 시정 초반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결과로 그 원인의 냉철한 분석과 대처가 필요하다.
지난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시장은 득표율 57.7%였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직무수행지지도는 33%로 추락해 득표율 대비 8월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지지율의 증감 정도를 나타내는 ‘주민지지확대지수’는 57.2점으로 16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지한 시민의 57.2%만이 박남춘 시장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인천시민의 높은 평가 기준만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결과다.
시민이 시장임을 강조하면서 소통을 외치며 야심차게 출범한 박남춘 호가 왜 이런 냉혹한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부재와 정책의 혼선 및 우유부단한 추진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시민과 소통한다고 하지만 그 중간 매개체인 지역의 언론과 거리를 두면서 마이웨이를 가고 있으며, 지역 여론의 주도층인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면서 선거캠프 핵심인사로 구성된 이너서클을 강화하고 있다. 원도심의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구호만 난무하고 지역 전문가들과 고심한 흔적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난해한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원칙과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면서 그 실행은 뒷전으로 밀려나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러한 현실을 시민들이 냉혹하고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면 초기에 추스르는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아무리 고귀한 이상을 설정해 목표를 제시하고 노력해도 주인인 시민이 동참하지 않고 지지하지 않으면 그 추진 동력은 허공에 머물게 된다. 박남춘 시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고귀한 실험을 옆에서 지켜본 당사자이기에 더욱더 안타깝다. 풍부한 행정경륜과 정치 경험은 인천시민이 충분히 평가하고 기대하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낡은 속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 기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이제 겨우 3개월이 지나는 시점이기에 더욱더 초심을 강조하는 것은 큰 실망을 조기에 예방하는 의미가 있다. 다음 달에 조직개편이 완성되고 인사가 이루어지면서 시민과 소통하고 결단력 있게 추진하는 새로운 모습을 기대한다. 측근에 둘러싸여 그들만의 소통에 머무르는 구습을 타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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