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주사 신임 주지 성법 스님 “각자 임무 다하면… 불교계 최상의 모습 갖출 것”

세속화 경계하고… 신도 교육·수행 힘써야
역사 깊은 용주사, 책임감 있게 이끌어 갈 것

▲ 성법스님1
“각자 자기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면 우리 사찰뿐만 아니라 불교계 전체가 최상의 모습을 갖출 것입니다.”

 

지난 27일 용주사 주지에 취임한 성법 스님은 세속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사찰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말하며 이 같이 말했다.

 

어린 시절 6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먼저 출가한 셋째 형님의 영향을 받아 지난 1975년 수계(사미계)해 승려로서 본격적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교구본사(절) 산하 주요 말사(末寺)인 염불사와 만의사 주지 등을 거쳐 이번에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자리에 취임했다.

 

성법 스님은 말사에서 본사로 옮겨 온 만큼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사찰 운영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분과별로 맡은 일이 많은 만큼 각자의 위치에서 사찰의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성법 스님은 “주지 자리는 자기 자신의 수행에 힘쓰되 신도들을 잘 교육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게 주 임무”라며 “당장 나 먼저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단순히 용주사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총무원장인 설정 스님이 지난해 11월1일 제35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취임했으나 그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ㆍ거액 부동산 보유ㆍ은처자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21일에 사퇴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법 스님은 세속화를 경계하며 교리에 맞게 행동하되 밑에서부터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도들이 불교를 믿을 때 종단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사찰을 찾아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라”며 “본사, 말사 가릴 것 없이 각 사찰에서 방문 신도의 교육과 수행에 앞장서야 한다” 고 말했다.

 

성법 스님의 시선은 수행과 신도 교육 외에도 사찰 내 문화재에도 향해있다.

 

용주사는 지난 854년에 세워진 사찰로 1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만큼 사천왕문, 효행박물관, 범종각 등 문화재가 많아 후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채 물려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법 스님은 “역사가 깊은 본사 주지로 취임해 책임감이 막중하나 세속화를 경계하며 각자 맡은 위치에서 온 힘을 기울이는 사찰로 거듭나겠다”며 “다음 달 24일 원혼을 달래는 행사인 수륙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큰 행사가 시작하는 만큼 남은 임기 동안 사찰을 잘 꾸려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성법 스님의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 임기는 오는 2022년 8월26일까지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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