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 “올해 12월 31일 사퇴할 것”

사실상 즉각 퇴진 거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사퇴 시점을 올 연말로 미루면서, 사실상 즉각 퇴진을 거부했다.

 

설정 스님은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2018년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종회 임시회가 열리는 16일을 기점으로 사퇴한다는 당초 방침을 번복한 것.

 

하지만 연말까지 총무원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상정돼 해당 안건이 통과하고 오는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이를 인준하면 설정 스님의 총무원장직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르면 총무원장 불신임 의결은 중앙종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쳐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종단관계자들은 현재 설정 스님과 대립하고 있는 전(前) 총무원장 자승 스님 측이 중앙종회에 다수 포진해 있어 불신임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설정 스님에게 즉각 퇴진을 요구해 16일 이전에 퇴진하겠다는 방침을 받아냈던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14일 설정 스님의 퇴진을 재차 촉구하는 입장문을 낼 계획이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관계자는 “연말에 퇴진하겠다는 것은 기만이나 마찬가지” 라며 “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집행부의 개혁에 힘이 실리겠느냐”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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