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경기일보, ‘변화’라는 시대적 소임…똑같은 목표 지향점 갖고 협치·상생
이 친구의 속사정은 그랬다. ‘경기(京畿)’라는 말은 중국 당(唐)나라 때 왕도와 주변 지역을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으로 나눈 데서 비롯됐는데 ‘경’은 천자의 거주지로 도읍을, ‘기’는 왕성 사방 500리 이내 땅을 의미했다. 국내서는 고려 현종 9년(1018년) 개성부를 폐지(거란의 침입으로 개성부를 폐지하고 개성현을 설치)하면서 개성과 주변 지역을 처음 ‘경기’라 불렀고, 올해로 1천년이 지난 것이다.
하지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친구가 그 나이 먹도록 ‘만년 2등’이었단다. 서울이란 중심에 밀려, 그 시간을 그렇게 ‘위성 도시’와 ‘베드타운’ 역할 등 잡다한 일들만 하고, 자기 목소리는 단 한번도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사이 이 친구의 집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고, 땅덩어리도 점점 넓어져 가면서 외연적으론 대한민국 1등이 됐다. 부족한 게 있었다. 새로움을 담기 위한 ‘변화의 그릇’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올해 정명 1천년을 맞아 변화를 택했다. 그것도 새로운(新) 바람을 원동력으로 하는 거대한 변화를 말이다. 시기도 적절했다. 남북이 화해무드를 조성하면서 뿌린 평화의 씨앗 대부분이 이 곳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첫번째 ‘경기’는 새로운 시대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그렇게 세우고 있다.
두번째 친구는 올해 서른살이 됐다. ‘1도1사’라는 미명 하에 도민의 알권리가 제한되던 시절. ‘민주화’라는 시대적 소임이 화두가 된 그 해(1988년)에 태어났다. 주변의 집요한 견제는 성장의 자양분이 됐고, 이 친구의 장기인 ‘우직함’은 시나브로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가는 단초를 제공했다.
청년이 된 이 친구는 이제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그런 존재로 거듭나려 한다. 그런데 이 친구도 올해 변화를 선택했다. 달라진 환경은 그들을 고민하게 했고, 달라진 시대상은 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퍼스트’는 신(新)바람의 원동력을 위한 중요한 아젠다로 작용했다.
‘970년의 차이’임에도 이 두 존재는 똑같이 ‘변화’라는 시대적 소임을 읽어냈다.
첫번째 ‘경기’는 남북통일의 전진기지이자, 지방 분권 중심의 진원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표준임을 내세워 더 큰 경기도를 약속했다. 두번째 ‘경기’도 지역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큰 틀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인 ‘디지털’을 무기로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 최고의 정론지가 되기 위한 디딤돌을 쌓았다.
경기정명 1천년을 맞이한 ‘경기도’와 민주화란 시대적 열망 속에 태어나 30년 간 지방언론의 소임을 다해온 ‘경기일보’의 이야기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00년, 1000년 후에도 ‘경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새로운 경기도와 종합미디어그룹으로 거듭나려는 경기일보가 똑같은 목표 지향점을 갖고 ‘협치’와 ‘상생’ 그리고 ‘공존’해 나가야 한다. 이는 시대적 요구이며 소명이자,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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