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석릉 주변서 ‘고려시대 유물’ 출토

고려 21대 왕 희종 묻힌 강화 석릉
도기·청자·中 북송 동전 등 나와

고분군 11호 발굴지
고분군 11호 발굴지
고려 제21대 왕 희종이 묻힌 강화 석릉 주변 고려시대 무덤들에서 고려 도기와 청자, 중국 북송대 동전이 출토됐다. 아울러 강화도 천 (1232∼1270) 전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고려시대 무덤 양식도 확인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강화군 양도면 길정리 석릉 주변 고분 6기를 발굴조사한 결과다.

 

강화는 한강 이남의 유일한 고려 도읍지로, 고려 고종 19년(1232년) 몽골 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후 1270년(고려 원종 11년)까지 39년간이 고려의 수도 역할을 해왔으며, 이를 강도(江都) 시대라고 부른다.

 

이번 발굴조사는 고려건국 1100년을 맞아 강도(江都)시기 고분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다. 석릉 주변 고분군에는 모두 109기의 고분이 분포하는데, 발굴조사는 능선별로 선정한 10여 기의 고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분군 10호 출토유물
고분군 10호 출토유물
천도 이전 것으로 보이는 무덤 1기는 할석조(割石造·깬돌로 만듦)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로 파악됐다. 이곳에서는 11∼12세기 양식으로 판단되는 도기병, 작은 유병(油甁), 청자 그릇이 나왔다.

 

천도 이후 무덤은 목관묘(木棺墓·널무덤) 2기와 판석조(板石造·널돌로 만듦) 석곽묘 1기, 할석조 석곽묘 2기로 드러났다. 판석조 석곽묘는 도굴로 내부가 심하게 훼손됐으나, 무덤방 입구에서 지도원보(至道元寶), 회령원보(熙寧元寶) 같은 중국 북송대 동전 5점이 출토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그간의 발굴조사 출토 유물과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종합해 오는 10월 인천시립박물관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석릉 주변 추가 발굴과 고려 분묘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화 석릉은 2001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석인상, 능비, 표석 등의 석물이 확인됐고, 청자류와 금속류 등 4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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