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기록한 2천여 식당 중 ‘베스트 400’ 선정
막걸리는 덤… 그 속에 얽힌 사람들 이야기도
(출판) <산따라 맛따라>
‘막걸리’라고 하면 왜 포천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물을 안고 있다’는 뜻을 지닌 ‘포천(抱川)’의 지명이 잘 대변해 준다.
막걸리를 빚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이다. 즉 예로부터 맑기로 유명한 포천의 물은 막걸리의 좋은 재료가 됐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봤을 때 그 맛은 으뜸이었다.
㈜이동주조는 지금도 조선시대 임금님께 술을 빚어 공납하던 포천의 양조장에서는 그 당시 사용하던 술 독으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산따라 맛따라>(우촌미디어 刊)에 실린 막걸리에 관한 이야기 중 일부다.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가 펴낸 이 책에는 음식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된 산행 중 만날 수 있는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처럼,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하는 산자락의 맛집들과 그 곳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소개한다.
박 대표는 1997년부터 음식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산 밑 식당의 맛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소개한 식당만도 2천여 곳. 단순히 식당 소개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별별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그만의 특징이다.
책은 그간 소개한 식당 중 400곳을 추려 묶은 것이다.
한번 온 손님의 식성을 기억해 뒀다가 다시 찾아왔을 때 입맛에 맞게 차려내는 강원도 양양의 ‘통나무집식당’부터 6개 식탁으로 시작해 국내 293개 체인점으로 확장한 경기도 포천의 ‘무봉리토종순대국’, 전통요리기능보유자의 손맛으로 국보급 명성을 갖고 있는 충청북도 보은의 ‘경희식당’, 고래고기의 원조이자 3대째 이어져 내려온 경상남도 울산의 ‘할매고래집’, 청정수 속 유영하고 있는 송어를 맛 볼 수 있는 전라북도 진안의 ‘운장산송어장’까지 팔도의 맛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산꾼들과 떼 려야 뗄 수 없는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포천 이동막걸리를 비롯해 가평 잣막걸리, 금정 산성막걸리,안동 소주, 장성 보해소주, 고창 복분자주, 보은 송로주, 금산 인삼주, 감악산 머루주 등 술과 술집의 역사, 문화, 제조방법을 깊이있게 전달한다.
박 대표는 “400년전인 1611년 허균이 우리나라 팔도의 명품토산품과 별미음식을 소개한 ‘도문대작(屠門大嚼)’은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참고자료로 쓰이고 있다”면서 “허균의 도문대작처럼 100년후 후손들에게 우리나라 이런 음식,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산자락의 숨겨진 맛집과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값 1만8천 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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