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선입견 여전 대기업만 찾는 취준생
청년취업이 사회문제화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나 기업은 나름대로 청년들을 일터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과거는 물론이고 지금도 수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등 ‘급여를 많이 주거나, 편한 직장’을 제외한 중소기업이나 서비스 직종에는 발길조차 돌리지 않고 있다.
취업준비생과 청년들은 희망연봉으로 평균 2천876만 원과 3천5만 원을 제시하면서도 정작 그 이상을 제시하는 기업조차 외면하고 있다. 이제 사회 곳곳에서는 “청년들이여, 일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청년들이 일하는 사회 구현을 위해 그들의 구직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안성시 반도체장비 부품 제조 업체 ㈜미코 인사담당자는 일하지 않는 청년세대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는다. 근로자 350명에 연간 매출규모가 700억 원에 이르는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을 3천600만 원이나 제시하고 있지만, 찾아오는 청년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는 전략적으로 신입 직원의 연봉을 집중적으로 올리고 50대가 되면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각종 복리후생 제도도 적극 마련하고 있으나 청년 전문 연구인력 구하기는 만만치 않다.
인사담당자 A씨는 “직원 평균 임금이 4천300만~4천500만 원 선으로 직원들의 임금 만족도가 높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선입견 탓에 청년 전문인력 구인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잡코리아가 취업준비생 1천4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희망연봉 수준은 평균 2천876만 원이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 등의 조사에서도 청년들이 받고 싶어하는 연봉은 3천5만 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청년은 그 이상의 연봉을 주는 중소기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A씨(28)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첫째는 힘든 일이 싫다는 것이고, 둘째는 한번 벌어진 연봉은 평생의 빈부 격차로 이어지는 사회 풍토 때문”이라고. 더불어 부모님과 가족들의 기대,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등도 큰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20대 청년 근로자 수는 2007년 367만 명에서 지난해 355만 9천 명으로, 십년 사이 3.0%가 또다시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대가 225만 2천 명에서 415만 3천 명으로 84.4% 증가하는 것에 비하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제 직업 윤리의식과 직업 자존감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더욱이 사회 곳곳에서는 ‘청년들이여 일하자’라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편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생의 고진감래(苦盡甘來)를 통해 미래 국가의 기둥이 되자는 것이다.
조용연 수원상공회의소 차장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대기업에 버금가는 초임연봉과 직원혜택을 주는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청년들이 대기업과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이러한 중소기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준ㆍ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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