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허리 연령대인 30~40대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669만 7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만 8천 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전년 동월 대비 첫 감소세 전환 이후 31개월째 감소세다.
대체로 10만 명을 밑돌던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10만 7천 명으로 확대되고 나서 월별 8만∼9만 명씩을 기록 중이다. 31개월간 감소행진은 1982년 통계 집계 시작이래 역대 최장이다. 1991년 1월부터 12개월 연속, 외환위기 이후 1998년 4월부터 10개월 연속,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부터 6개월 연속 줄어든 바 있다.
30대 취업자 수도 지난 5월 561만 6천 명으로 3만 1천 명 줄어드는 등 2017년 10월 이후 8개월째 감소했다. 이에 앞서 2014년 8월부터 2017년 8월까지 36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2017년 9월은 4천 명 증가해 예외였다.
이와 함께 최근 생산 가능 인구인 15∼64세 일자리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 생산 가능 인구 취업자 수는 지난 5월 2천453만 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 명 감소했다. 지난 3월 3만 3천 명 감소세로 전환하고서 4월에도 3만 4천 명 줄어든 데 이어 3개월째 감소했다. 생산 가능 인구 일자리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2008년 12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행진이었다.
반면, 50∼60대 일자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50대 취업자 수는 5월 637만 9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6천 명 늘었고,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446만 5천 명으로 2만 4천 명 증가했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1년 3월 이후,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10년 2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허리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령화 효과가 본격화한 데다 경기도 크게 안 좋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성장이나 고용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어려움이 확대될 텐데, 청년층 등 충격이 큰 계층과 연령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30∼40대는 노동시장의 허리이기도 하고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 노동력”이라며 “노동시장에서 활력 있고 생산적인 활동을 할 세대라고 생각되는데 이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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