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로를 열어라! 농업 新경쟁력 시대] 完. 전문가 제언

“농림수산물 유통체계 변화가 살길이다”

신광수 교수, 원혜영 이사
▲ 신광수 교수, 원혜영 이사
농업의 신(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문가들은 농림수산물 유통체계의 변화와 세계시장 공략 등을 강조했다.

 

22일 신광수 건국대 국제농업협력센터 연구교수, 원혜영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이사, 김병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산물 거래에서 가격을 좌우하는 밴더(중간수집상) 중심의 불안정한 중간 유통체계와 부진한 내수 및 수출을 타계하려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새로운 연계ㆍ소통 방식 개발 ▲세계시장을 공략할 전략적인 농산물 수출 ▲자체 품종 개발ㆍ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광수 교수는 “농산물 생산자의 공급망을 지역ㆍ상품별, 지역 농협 및 농산물 유통법인체별로 계통 출하하는 시스템을 강력히 구축해야 한다”며 “여러 작은 조직체(개별 농가)의 생산 현황과 계획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형유통업체 및 도매시장과의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제3자 전문 물류(계약물류) 공급망과 연결해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ㆍ수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선진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교수는 “농가가 목적별 생산자 그룹을 결성해 동질성을 강화하고 다시 산지 유통 중심으로 조직화해 고가의 상품화 시설을 확보하는 등 규모 효과를 발휘하는 체계도 필요하다”면서 “일본 전역에 1만 6천 곳의 직판장에서 팔리는 농산물 판매액이 국가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10%다. 소비자로부터 신뢰받는 로컬푸드매장을 식당과 연계해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면 국내산 농식품의 소비가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신 교수는 “농림수산물의 무역수지 적자를 해결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작은 수출기업 대신 소량 다품종을 수출하는 기존 전문수출 기업을 통해 현지 시장에 쉽게 진출하도록 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해외지사 등 수출전문기관을 활용해 단순 물량 위주가 아닌 효율적인 농수산물 수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혜영 이사는 “현재 대부분의 밴더는 단순히 유통시스템만 갖춰 배송하거나 개별 생산자와의 직거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며 “농가와 소비업체 간 효율적인 거래 및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 중간 밴더나 개별 생산자와의 거래보다 생산자의 특성과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상호 신뢰성을 구축할 수 있는 생산자단체, 공동조합과의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원 이사는 “소비업체가 농가를 방문해 식재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품질 검증을 하고, 생산자의 마인드 등에 교감하는 산지투어 프로그램과 직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전문 B2B(기업 간) 박람회 등이 마련돼야 한다”며 “과거처럼 품목 양상이 아닌 소비자의 필요 품목과 특성을 고려한 생산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고, 정기적 소통을 통해 소비 트랜드를 반영한 생산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원료 농산물의 수출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1차, 2차 가공의 부가가치가 높다”며 “수출전략지역인 평택 등에 가공 허브 단지 등을 육성해 물류비용을 절약하고 가공기업을 집적화해 기술 및 정보공유의 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위원은 “로열티 지불로 비용이 많이 지출되는 만큼 원예시장도 이제 종자전쟁이다. 종자가 금보다 비싸다고 해 정부에서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시행한 만큼 정부는 물론 경기도에서 예산을 더욱 적극 투자해 우리 품종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화훼 품목별로 집적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접목선인장을 해당 농가가 모여 있는 고양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도내 버섯전문단지를 갖추는 등 지자체별 특성화도 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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