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품 기획과 신차 물량 배정에 중요 역할을 수행하는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한국에 설치하기로 하고 자동차 핵심부품과 미래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디자인센터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한국GM은 글로벌 GM의 아시아 핵심 거점으로 새롭게 출발할 인프라를 확보했으며, 한국GM이 소재한 인천은 자동차 도시로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국GM으로 대표되는 인천지역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매출의 15%,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촉발된 경영 위기는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인천지역 경제 전체를 뿌리째 흔들었다. 또 한국GM 부평공장과 협력·관련업체 근로자 5만3천명은 물론 가족을 포함한 20만 인천시민의 생계를 위협했다.
실제로 한국GM 부평공장 근로자 1천여 명이 정든 직장을 떠났고, 협력업체와 대리점 등에서도 많은 종사자가 직장을 잃었다. 더욱이 한국GM 경영위기는 한국GM 생산 차량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져 내수 판매가 절반 이상 떨어졌고, 한국GM 협력업체의 90%가 매출이 감소하면서 연쇄 부도 위험에 노출됐다.
이에 인천상공회의소에서는 지난해 9월, 세계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지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감지하고, 지역 차원의 대책과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170여 개 기관·단체·업체와 함께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를 창립하고 지역 생산 자동차 구매 운동, 자동차산업의 미래 발전 방안 강구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인천자동차발전협의회는 한국GM 경영 위기가 인천지역 경제의 위기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였다. 한국GM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이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지연시켜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한다는 인식 하에 한국GM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한국GM 조기 정상화 및 인천 경제 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주도해 3천여 명의 인천시민과 함께 한국GM 조기 정상화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범시민협의회 활동은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좋은 모델로 한국GM 노사협상 타결, 정부 지원 결정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한국GM 경영위기 사태를 통해 한국GM은 일개의 기업이 아니라 인천경제의 기반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GM 노사뿐만 아니라 인천광역시, 지역 경제·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인천시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한국GM의 실추된 이미지를 극복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인천상공회의소는 한국GM과 함께 인천지역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선도에 서서 노력할 것이다.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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