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의 문화 돋보기] 문화브랜드 만들기와 상표권 수익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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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크라상, 본죽, 원할머니 보쌈, 한번 씩 들어본 적이 있는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지금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이들 회사 사주 일가들이 회사로 들어가야 할 상표사용료를 중간에서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현대는 모든 게 브랜드로 통하는 시대다. 세계 유명 브랜드 명품 가방이 잘 팔리자 짝퉁이 나와서 재미를 본 적도 있다. 유행하는 말로 3초 백이라고 하던가. 3초에 눈에 띌 만큼 대중 선풍을 일으킬 것이다.

 

문화나 공연 예술도 티켓을 팔기위해 안간힘을 쓴다. 흥행이란 결국 대중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 발표회를 하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얼굴을 브랜드로 내세운다. 때문에 대부분의 포스터가 좀은 과장된 촬영 기술에 의해 돋보이는 이지미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솔직히 이를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단체들은 단체 이름을 통해 상품화한다. KBS 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오페라단, 경기필하모니, 국립합창단.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 등 관주도 예술단체의 이름이 개인 단체보다는 비교적 신뢰성이 높다. 개인단체도 역사가 오래된 것은 신뢰가 높다. 연륜이 주는 무게감이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솔리스트앙상블, 코리안심포니, 바로크쳄버오케스트라. 프라임오케스트라. 근자의 이마에스트리 등 많은 단체들이 이름 알리기에 온갖 힘을 쏟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한걸음 나아가 사업 마인드를 가지고 시도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 성악가 하만택 대표는 ‘코리아아르츠’란 주식회사를 만들어 오페라를 사업화하고 있다. 대치동 ‘가곡예술마을’은 순천에 본원을 두었고, 성용원 작곡가 역시 자신의 이니셜을 따서 ‘SW아트컴퍼니’란 네이밍으로 연주가들과 콘텐츠를 결합해 마켓을 개척하고 있다. 아예 거리(busking) 음악가를 자처한 노희섭 성악가는 500회가 넘는 거리 무료음악회를 통해 로또 복권 따기식의 공연대관에서 벗어나 자신의 무대를 만들어 간다.

 

기존 매니지먼트의 한계성을 벗어나 시장 개척을 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그간은 대학 교수나 강사가 되려했지만 축소 일로에 있는 대학에서 희망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림 쪽 역시 기존 화랑 전시에서 벗어나 아파트 등 생활 밀집 지역으로 파고드는 경우다. . 노숙경 화가는 최근 ‘숙경 갤러리’를 만들어 인사동 전시의 화려한 명분(?)을 거두면서 활로가 개척되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고 했다. 물론 아티스트 중에는 지휘자 금난새, 소프라노 조수미 등 최고의 명성을 얻은 경우 그 자체가 브랜드다. 그러나 대부분은 개인 이름 보다는 작품이나 회사 브랜드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다.

 

일본의 합창 주식회사는 합창단 60개를 만들어 관리한다고 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프렌차이즈 형식이다. 이런 구조는 오래전에 일본 야마하 피아노가 학원 프렌츠차이즈를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우리 예술문화도 더 늦기 전에 본격 시장개척에 나서야 할 때가 왔다. 여기서 브랜드 만들기와 상표권은 기본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개척을 하려면 우리끼리만 통하는 네이밍보다 글로벌한 감각을 가져야 유리하다. ‘바로크합주단’이 외국에 나갔을 때 이게 뭐야? 할 수 있다. 때문에 60년이나 된 브랜드를 몇 해 전에 ‘코리안쳄버’로 바꾼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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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늘 변한다, 예술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브랜드’는 상표등록을 통해 권리를 보호 받는다. 필자의 ‘K-클래식’, ‘K-오페라’ 역시 글로벌 시장개척을 목표로 한 상표등록이다. 특성상 대부분이 개인일 수밖에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들이 먹고 살려면 창의성을 가진 예술사업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기금지원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공연장들이 대관 업무만 하는 것에 직무유기란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창의의 예술가들이 예술작업에만 전념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브랜드 만들기와 상표권은 언제쯤 효력 발생이 가능할까. 우리가 진정으로 풀어 할 큰 과제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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