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그의 국정운영에서 주목되는 특징은 세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중영합주의적인 인기정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중영합주의적 정책으로는 프랑스를 개혁해 낼 수 없으며, 무기력한 대통령으로 평가된 전임자들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정책 핵심은 프랑스 경제의 부흥을 위한 노동개혁과 기업 활동 활성화의 촉진에 있다. 취임 이후 실시한 노동조합의 근로조건 협상권 약화, 기업의 해고 권한 확대와 법인세 인하 등 강력한 개혁정책의 결과, 프랑스 경제의 지난해 말 4분기 경제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실업률(8.9%)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9%)이 2011년 이후 가장 좋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개혁정책이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를 가져오고 있지만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지지도는 의외로 다시 하락하고 있다. 최근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은 국가의 거시적인 경제성과를 높이 평가하기보다는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은 개인의 실질소득 증가라고 한다.
이러한 국민들의 낮은 평가와 지지도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적 대응이 그를 전임자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만든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도를 올릴 수 있는 정부의 공공지출 확대 또는 조세감면 등의 정부재정을 악화시키는 단기적인 소득증가 정책은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개혁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들의 실질소득증가를 위해 단기적인 대응정책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정책을 통해 프랑스 경제가 부흥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결과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정책은 3월 중 연례적인 노조의 대규모 춘투로 인해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국정운영을 해도 대통령과 소속정당은 정치적으로 실패할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기에는 연연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개인주의가 심한 프랑스 사회에서 국가관을 고취시키고 단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18세 이상 청년들이 한 달간 의무적으로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철밥통으로 이름 높은 국가철도공사는 올해 누적부채가 500억 유로(약 67조 원)을 넘어선다고 하는데 마크롱 대통령은 이 또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마크롱 대통령이 개혁정책을 통해 국가 경제의 부흥과 함께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 세울 수 있을지는 두고 볼만한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도 역동적인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로 손상된 EU가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EU재무장관의 신설과 유로존 차원의 예산안 작성 방안 등 유럽통합의 심화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시함으로써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유럽의 지도자로 부상되고 있다.
신길수 前 주그리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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