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 자녀 이해하기

정체성 만드는 시기… 정서적 안정감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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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맞벌이 부부 K씨의 하루는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를 타이르고 달래서 학교에 보내는 일로 시작됩니다. 어떨 때는 한없이 기특하고 대견하기까지 한데, 학교 갈 시간만 되면 늦장을 피우고, 학업성적은 하락하고, 친구문제까지 겪는 모습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터라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도 해보고, 자녀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지만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갑니다.

이렇듯 종잡을 수 없이 행동하는 사춘기 자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K씨는 청소년기 자녀가 보이는 혼란스러운 행동을 부모로서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고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과 성인의 과도기에 있는 청소년들은 발달과정상, 급격한 신체적?정신적 성숙으로 인해 대개 혼란과 불안감을 겪게 됩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키와 몸무게가 빠르게 성장하고 남성다운 체형과 여성다운 체형으로 변화합니다. 

뇌 또한 급격한 성장과정에 있는 탓에 아직 판단 및 정서조절 능력이 부족해 이해하기 힘든 돌발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아동기에 비해 사회적 상황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자신을 향한 기대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불완전한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갈등하게 되기도 합니다.

 

심리학자 에릭슨의 심리사회발달단계에 따르면 청소년기에는 정체성 혼란이라는 사회적 위기를 겪게 되며,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야 하는 발달과업이 주어집니다. 정체성이란 타인과 구별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가정과 사회에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비교적 확고한 신념을 갖는 것입니다.

정체성은 일생을 통해 형성되지만 청소년기가 결정적인 시기이기에 더욱 중요한데요, 이시기에 정서가 불안정할 경우 다른 시기보다 정서적으로 취약하기에 우울감, 무기력함, 타인에 대한 적대감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한편으로는 어울리는 친구들과 비행행동을 서슴지 않기도 하며 이유 없이 방황하는 등 혼란스러운 감정과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자녀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정서적 안정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가족관계를 통한 따뜻함과 안전함, 사랑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중요한 이유는 제도와 혈연관계만이 아닌 오랜 시간과 공간을 함께한 익숙한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해지는 것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여 얻어진 것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힘을 줍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자녀의 모습에 당황하기보다는 노력과 시간을 들여 곁에 있어주세요. 이야기와 행동에 귀 기울여주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준다면 오히려 시행착오를 통해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힘든 하루일과를 마치고 자녀와 만났을 때 웃으며 인사를 건네며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이런 일상이 모여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혼란스러움이 당연한 시간을 지나면서도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상담센터 백소진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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