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 들어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에 대한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 발동,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통상압력이 강화됐다. 중국과의 교역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내수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의 노동정책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어 기업인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지역 최대 제조업체이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전후방 효과가 가장 큰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인천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인천지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14분기 인천지역 제조업 경기실사지수와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각각 BSI 82, RBSI 97를 기록하여 모두 기준치 100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렇다보니 올해 ‘보수적’으로 사업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69.8%,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69.6%에 달하는 등 인천 기업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다. 투자심리의 위축은 채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채용이 전년 수준(47.2%)에 머무르거나, 심지어 감원(14.4%)하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경제는 마음이고, 심리다. 경제의 주요 주체인 기업이 위축되면서 모처럼 살아날 분위기를 보이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기업이 위축되면, 기업은 투자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가 감소하면 일자리가 줄고 가계 소득도 감소해 우리 경제의 활력이 사라질 수도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는 노력이 중요하다.
기업인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정부는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투자와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적절하고 합리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업 경영 환경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인천상공회의소에서는 기업애로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강화되고 있는 각종 규제 및 애로사항을 건의하여 기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소통이 원활해지면 기업은 자발적으로 협조하게 되고, 정책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단기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해있다. 1, 2, 3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가 정신이 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이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은 우리 경제를 다시 한 번 도약시킬 힘이다. 기업가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 기업인의 사기가 위축되지 않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되살아나기를 간곡히 바란다.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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