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설] 2018년 대한민국, 민족의 운명 건 선택들이 놓여 있다

북핵에 선택, 자치에 선택, 경제에 선택, 올림픽에 선택
국가·민족적 생존 순간들… 과감하고 슬기롭게 결정해야
경험 있고 능력 있는 ‘천 년 경기도’가 견인해 나아갈 것

수미 테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등은 이렇게 평한다. “김정은이 핵개발의 90~95%를 완성했다”. 우리 전문가들도 비슷하게 전망한다.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북핵의 마지막 단계로 본다. 핵무기에 이어 수소탄 실험까지 내달린 북한의 2017년이다. 이제 북핵은 가상 속 공포가 아니다. 우리에겐 지근거리에 도사린 섬광(閃光)이다. 일본은 북핵 실험에 비상 각료 회의를 정례화했다. 하와이는 북핵 대비용 방공 훈련까지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에게 2017년은 ‘매우 좋은 한해’였다고 했다. ‘노망 난 늙은이’ ‘로켓맨’ 등의 말 폭탄으로 세계적 인물로 성장했다고 했다. 그렇게 북핵과 김정은은 한반도를 벗어난 화두가 됐다. 언제부턴가 북핵은 미ㆍ중ㆍ일의 현안이 됐다. 우리는 그 거대한 흐름을 쫓는 종속변수처럼 됐다. 이 외교적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북핵문제의 중심에 우리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촛불 민심은 2017년에도 뜨거웠다. 그 불꽃 속으로 숱한 찌꺼기들이 빨려 들어갔다. 적폐청산(積弊淸算)의 거대한 용광로가 여전히 돌아갔다. 부패와 결합한 권력이 타들어 갔다. 이념에 치우친 편 가르기가 타들어갔다. 관행의 탈을 썼던 비리의 돈뭉치들이 타들어갔다. 2018년에도 계속 타야 할 촛불이다. 더 태워야 할 권력이 남았고, 더 태워야 할 편 가르기가 남았고, 더 태워야 할 검은 거래가 남았다. 진정한 청산이어야 한다.

그 길목에 진정한 지방 시대로 가는 관문이 남았다. 촛불과 함께 했던 개헌의 열망이다. 그 시한이 6개월 앞에 놓여 있다. 25년 지방 시대를 숙성시킬 지방 선거다. 이미 달라지고 있다. 정치가 판을 짜던 과거와 달리 간다. 지방이 선택한 판이 차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해야 할 개헌이다. 국민이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의 거래로 두면 안 된다. 자치 개헌을 통한 지방화 시대의 완성이 기다리고 있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경제 전망에 희망이 섞인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금융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9%), 현대연구원(2.9)도 비슷하다. 몇 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희망 섞인 수치다. 하지만, 세계와 비교하면 걱정이다. 세계 41개 기관이 전망한 2018년도 전망치는 3.7%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관은 4%를 예상하기도 했다. 저성장 늪에 빠졌다는 중국도 6.7%의 성장을 예상했다. 여전히 우리엔 힘든 앞날이다.

여기에는 극복하고 가야 할 장애가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로 가는 충격이다. 올해 최저 임금이 16.4% 올랐다. 영세 사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졌다. 경영이 어려워진다는 현장의 소리가 높다.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만으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정규직 전환 정책도 현장에서는 아우성이다. 따를 수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 사운(社運)을 건 소송까지 벌이는 곳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한 달여 앞에 있다. 제2영동 고속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완성됐다. 올림픽 스타디움, 컬링센터, 알파인 경기장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개막식 등 티켓 예매율도 60%를 넘어섰다. 대회가 다가오면서 국민이 뭉치고 있다. 지역별 성화봉송이 열망을 평창으로 몰아가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한ㆍ일 월드컵에 이은 한민족의 축제가 무르익고 있다. 틀림없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치러질 것이다.

숙제는 남았다. 세계인으로부터 선택받는 대회여야 한다. 세계 앞에 내놓을 개막식인데 큰 걱정이다. 우리 쪽 초청에도 시진핑 중국 주석은 참석 통보가 없다. 위안부 합의 잡음에 토라진 일본 아베 총리는 갑자기 불참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자국민 보호라며 선수단 불참을 얘기했던 니케 헤일리 유엔 미국 대사의 해프닝도 있었다. 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막판 숙제가 우리 외교력에 던져졌다. 이 역시 올해 해야 할 선택이다.

이 모든 선택이 경기도의 어깨 위에 있다. 북한과 접경의 땅 경기도다. 북핵 해법의 앞 마당이다. 지방화 시대의 시험 무대 경기도다. 진정한 자치를 시범 보여야 한다. 위기의 한국 경제를 견인해야 한다. 3.6% 성장하겠다는 전망치를 던져놨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의 중심 경기도다. 평창을 향한 무한 응원의 힘이 있다. 경기도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위대한 ‘1천년 경기도’의 선택이 곧 위대한 ‘5천년 한민족’의 선택이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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