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전진기지로 특성화… 한류 메카 대학 키울것”
김 총장은 확고했고, 거침없었다. 더욱이 올해는 개교 70주년을 맞은 상징적인 해이자, 100주년을 준비할 중요한 시기라는 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총장부터 교수와 교직원, 학생 모두의 자신감이라고 판단했다. 자신감이 있을 때 ‘경기대’라는 매력적인 배가 경기도를 넘어 세계로 향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6개월을 맞은 김 총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Q 경기대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전통에 비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A 경기대는 수원 광교에 위치해 있다. 서울로 말하면 강남이다. 서울 사대문 안에도 작지만 서울캠퍼스가 있다. 학교명도 아주 좋다. 대학이름이 경기대학이니까 여기에 맞춰 ‘경기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경기대는 학교의 브랜드 가치와 입지적인 조건 등이 모두 좋은데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 간 침체돼 왔다. 마치 훌륭한 배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느낌이었다. ‘경기대’라는 근사하고 좋은 배에 동력을 불어 넣어 물 위로 띄우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새로운 동력을 통해 경기대를 물 밖으로 올리는 긴급 처방이 필요하다.
그런데 막상 업무를 시작하고 나니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걸림돌은 구성원들의 자신감이 결여된 것이다. 대학은 학생, 교수, 교직원 간 삼각구도가 균형을 잘 이뤄야 하는데 학교가 침체되는 동안 구성원 대다수가 자신감을 잃었다.
총장부터 앞장서서 전 구성원의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러한 풍토를 바꾸려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7일 개교 7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뤘다. 캐치프레이즈를 ‘뉴 스타트’로 잡았다. 위기감도 갖고 극복하려는 자신감도 갖자는 의미에서다.
Q 총장 공백이 한 학기동안 있었다.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총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우선순위로 대학기본역량진단 대응이 먼저다. 우선 업무파악과 더불어 교수들과 직원들 간에 매주 한 번, 각 10명씩 소통을 병행하고 있다. 경인지역과 전국 총장 모임 등에 참석해보니 대학이 위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자구책이 절실하다. 경기대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다. 내년 3월에 2주기 평가가 예정돼 있다. 165개 전국 4년제 대학에 점수를 매겨 상위 60%는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하는데, 이 커트라인에 무조건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하위 그룹에 속할 경우 입학 정원을 감축하거나 아예 퇴출되기 때문에 그만큼 내년 평가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취임 직전까지 이를 대비할 TF팀조차 없었다. 3월부터 5월까지 1학기를 아무 대비도 하지 못한 채 그냥 흘려보낸 셈이다. 취임식을 제쳐 두고 오자마자 1주일 만에 바로 평가사업단이라는 TF팀을 발동했다. 이 상태라면 자율개선대학 기준에 못 미치겠지만, TF팀을 꾸렸으니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대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교육부가 최근 대학평가에 대한 방식을 수정하는 안을 내놓았다. 경기도내 대학들은 그동안 소위 ‘IN 서울 대학’에 비해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A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경기지역 대학들은 다른 지역, 특히 서울지역 대학들에 비해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교육부의 평가 기본 방침은 권역별(수도권 : 서울ㆍ인천ㆍ경기)로 50%, 전국대학에서 10%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총 60% 대학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 정부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 정량지표만을 자체분석한 결과 경기지역 대학들이 서울 지역에 대학에 비해 10%가량 순위가 떨어지고, 전국적으로도 5~10%정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에서 타 지역에 비해 경기지역 다수 대학들이 하위 40%에 포함돼 역량강화대학 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지역 대학들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분석을 통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량평가는 시급히 지표 향상을 위한 자금 투입 및 인력 투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성평가 항목은 각 영역별로 평가편람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분석, 보고서 작성 방향 및 증빙자료 준비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역량진단평가에서 강조하고 있는 프로그램 사전조사, 환류 및 성과도출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서에 담아 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만족도 조사 및 교육요구 조사 등을 통해서 학생들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은 교육정책에 반영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운영 및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대학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평가 보고서에 정확히 기술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Q 4차 산업혁명이 단연 화두다. 총장으로 선출된 이후 한류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기대를 어떻게 한류의 메카 대학으로 만들 계획인가.
A 대학교는 특성화를 시켜야 살아남는다. 특성화라는 것은 사회적인 수요에 맞춰 가는 것이다. 서울캠퍼스에 관광문화대학이 있는데 주요 관광업계와 지자체 등과 협업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한류메카대학으로 만들고자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 K-컬쳐 , K-팝, K-뷰티, K-푸드, K-비지니스 등을 포함한 한류문화대학원을 만들어보려 한다. 1단계로 예술대학원에 K-culture 융합학과에 K-pop 전공과 K-culture management 전공을 신설했다. 예능프로듀서의 대부격인 전진국 전 KBS부사장이 특임교수로 영입했다. 또 작곡가 김형석, 경기대 출신 가수 조성모, JYP엔터테이먼트 정욱 대표가 합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역점으로 추진하는 ‘경기 꿈의 대학’에도 적극 참여해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높이는 대학으로 만들 것이다. 수원캠퍼스는 광교테크노밸리, 삼성전자 등 지역을 선도하고 4차 산업으로 연계되는 기업이 많은 만큼 산·학협력 등 다양한 융복합을 통해 4차 산업의 전진기지로 만들어 특성화 시킬 생각이다. 수원캠퍼스 주변 연구센터단지와 대기업군들과 공동으로 하는 것이 특성화로 가는 모멘텀 아닌가 생각하고 있으며 필요한 인력 등을 충원 중에 있다.
Q 또 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A 지난 6월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사업에 선정돼 학내에 ‘지능정보융합제조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총 6년으로 60억 원 규모로 7개 전공 교수 23명과 50여 명의 연구인력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내용은 지능형 제조 빅데이터 분석 연구, 혁신형 지능제조시스템 연구, 지능정보기반 보안 및 네트워크 기술 연구와 영상기반 지능정보 제조 서비스 연구의 4개 과제로 운영되며,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 중장기 전략 수립사업에 경기도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을 통해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오픈 랩 구축 및 서비스 기술 도입으로 투명한 도정의 구현 및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창업 활성화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A 침체된 대학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킨 총장, 뉴 스타트를 선도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결과적으로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총장이 되고 싶다. 젊은이의 특권은 꿈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경기대에 교육혁명을 심어줘 학생 스스로 해 보려는 의지를 만들어 주고, 그 의지가 실현되도록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동반자 같은 총장으로 기억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김인규 총장은…
△1950년 2월 5일,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성균관대 대학원 언론학 박사
△2017.06 ~ 제10대 경기대학교 총장
△2016.02 ~ 제22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
△2011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 회장
△2009.12 ~ 2012.08 제17대 한국방송협회 회장
△2009.11 ~ 2012.11 KBS 대표이사 사장
김규태기자 /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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