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9. 변화의 새바람 ‘하남 신장전통시장’

9. 변화의 새바람 ‘하남 신장전통시장’

 

■ 현대적 시설… 편리한 장보기

 

지난 27일 정오께 하남 신장전통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 자 깨끗한 아케이드가 설치된 시장골목 사이로 벌써 장을 보기 위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바빴다. 시장에 들어서니 떡 집, 전집, 손두부 가게, 과일 등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손님맞 이에 분주했다. 깔끔한 간판에 아케이드 설치된 시장 공간 에서는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카트가 종종 보인다. 간 판은 가지런히 정돈돼 통일된 글씨체로 상호를 알린다. 손님 들이 한눈에 보기 쉽게, 미관을 위해 간판 제작을 했다.

 

이런 하남 신장시장의 역사는 7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 라간다. 1956년 최병진 면장이 신장동 427번지에 5일 상설 시장을 공영시장으로 개설해 광주장 다음 날 덕소로 가던 상인들이 이곳에서 장을 보도록 하고 난 이후 시장이 본격 적으로 열렸다. 과거의 역사는 찬란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5일 시장 장터는 상설시장화하 고, 현대식 건물을 지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천막시장과 5 일장을 확대하면서 광주 일대와 양평, 서울의 강동지역 주민 들까지도 신장시장 5일장을 보러올 만큼 성황을 이뤘다.

 

현재는 점포 120개 규모의 작은 시장. 하지만, 인근 주민 과 하남시민이 애용하는 전통시장이자 상인들의 생활터전 이다. 시장에는 명물로 꼽히는 구역이 있다. 바로 떡 가게 점 포와 두부 가게들이다. 경기떡집, 중앙떡집, 성산떡집 등 떡 가게 8곳이 밀집해 있어 명절만 되면 이곳은 떡을 사러 오 는 이들로 장사진이 펼쳐진다. 즉석 두부 가게도 신장시장 의 명물이다. 총 4곳의 신장시장 두부가게에서는 주인장들 이 가게 안에서 직접 따끈따끈하게 두부를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두부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토종 된장과 청국 장 등 재래음식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 대형마트에 맞서기 위해 ‘승부수’

찬란한 과거에도 신장시장은 세 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아 야 했다. 2000년 초 신장시장에서 불과 30m 거리에 SSM 슈퍼가 들어서면서 상인들은 3년간 개점 반대를 하는 등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또 인근 에 또 다른 SSM이 들어섰고, 대형마트 등이 줄줄이 문을 열었다. 올 초에는 대규모 쇼핑몰까지 하남시에 오픈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신장시장 상인들은 시대의 변 화에 맞춰 변화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형유통업체와 경쟁을 하며 스스로 변화하기로 했다. 고객이 찾는 전통시 장을 만들려면 편리함은 물론 매력적인 전통시장으로 변 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에 지난 2003년에는 100여 대의 차량이 동 시에 주차할 수 있는 지상 4층짜리 주차 장을 열었고, 고 객을 위한 무료 배달 서비스 와 편의시설 을 확충해 왔다. 무료 배달 서비스는 대형마트처럼 고객이 일정금액 이상 물 품을 사면, 집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하루에 60건가량 접수될 만큼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카트도 20여 대 비치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장 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신장시장만의 공통 봉투를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며 발전해 나가는 시장으로 정평이 나있다. 고객불만 신고접수 센터 를 운영해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귀담아들어 상인 들에게 전달한다. 버스킹 공연을 주말마다 열어 주민과 함 께 호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더 큰 발돋움

신장시장은 이제 고객과 함께하는 지역의 명물이 되고 자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 정돼 올해부터 3년간 변신을 시작한다. 우선 시장 아케이 드 아래에 원두막 카페를 지어 상인 동아리 행사와 각종 문화행사, 미술 전시 등을 진행해 볼거리가 풍부한 시장으 로 만들 예정이다. 야식만만 푸드코너는 더욱 활성화한다. 2014년부터 골목형 시장 사업으로 진행한 야식만만 푸드 코너는 가게가 없는 공간을 활용해 마차 10대를 설치, 80m 거리에 다양한 음식 등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옛날통닭, 어묵, 토스트 등을 판매하며 시장의 또 다른 명 물로 자리 잡고 있다.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에서 판매할 셀러들을 현재 모집 중으로 다양하고 색다른 맛을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먹거리 장터 이 외에 신장시 장에 밀집한 떡집과 두부가게 등도 특화 브랜드로 만들어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고객의 발걸음을 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상품도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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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고자 컬러 마케팅도 진행한 다. 신장시장의 공통 비닐봉투와 시장의 마스코트에 색을 입혀 활기찬 이미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정은수 신장전통시장 상인회장은 “고객이 불편하지 않 고, 쾌적한 환경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상인회를 비롯해 상인 등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하남시의 전통 있 는 시장으로 대형유통업체의 진출에도 변신을 거듭하며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의미 있는 시장 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라 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 친절한 시장에 더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볼거리도 다양 하게 준비하겠다. 많은 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 부했다.

 

정자연기자

 

어디까지 가봤니? 

쌀쌀한 날씨 제격… 소문난 맛집 3選

 

▲ 하남순대국집
▲ 하남순대국집
■ 뜨끈한 국물과 시원한 깍두기… 하남순대국집 점심때가 다가오면 일찌 감치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하남순대국집 은 신장시장에서 문을 연 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밥집 주인의 일 품인 솜씨와 구수한 인심 이 더해져 언제나 사람들 로 가득하다. 장을 보러 온 손님뿐만 아니라 인근 직장인들도 많이 찾 는 맛집이다. 구수한 육수 맛과 누린내가 나지 않는 고기맛이 일품. 맛 에는 비법이 있다. 새벽 3시부터 문을 열어 육수를 끓이고, 직접 만든 토종 순대로 순댓국을 끓인다. 시원한 깍두기 맛도 좋다. 가격은 순댓국 밥 6천 원, 찰순대 5천 원, 토종 순대 8천 원이다. 밥과 육수는 양이 부족 하면 마음껏 준다. 작은 점포에서 옹기종기 사람들과 앉아 따끈한 순 댓국을 먹으며 배를 든든히 채우고 장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옛날통닭
▲ 옛날통닭
■ 저렴하고 고소한 맛 일품… 옛날통닭 가게가 없는 공간을 활 용해서 만든 신장시장 야 식만만 푸드코너에서 운 영 중인 통닭집이다. 옛날 방식으로 튀긴 통닭이 한 마리에 6천 원, 두 마리에 1만 원으로 저렴하다. 시 장을 찾은 손님들이 하나 둘 맛을 보며 소문이 나 하루에 닭 150여 마리가 판매된다. 주말에는 250마리가 팔릴 만큼 인기다. 운영은 밤 10시 30분까지 한다. 고객을 위한 주인의 배려도 돋보인다. 마차에 작은 난로를 달아 닭이 튀겨지 는 동안 따스하게 추위를 녹일 수 있다. 무엇보다 건강한 닭을 매일 갈 아 사용한 콩기름으로 튀겨내 바삭바삭하고, 닭 고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미리 전화로 예약주문을 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 할 수 있다. 연락처는 옛날통닭집을 찾아 현수막을 보면 큼지막하게 써져 있다.

 

▲ OK!토스트
▲ OK!토스트
■ 간단하게 한끼 해결…

OK! 토스트 야식만만 코너에 문을 연 토스트 가게다. 간편하 면서도 든든하게 한 끼 식 사를 마칠 수 있다. 신선 한 계란과 햄을 살짝 익혀 주고 노릇하게 구워낸 식 빵에 특제소스와 계란 지 단, 피클을 올린다. 이 위 에 햄과 특제 소스를 다시 올리면 완성. 이곳의 비밀은 특제소스다. 토 스트 중간에 뿌려주는 특제소스는 OK! 토스트 사장이 다년간 연구 해 만든 맛이라고. 여러 건강 재료가 합쳐진 맛에 달콤함까지 어우러 졌다. 햄버거 토스트는 3천500원, 햄야채 토스트는 2천500원이다. 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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