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인천지역 조직폭력배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서양의 마피아 조직이나 일본의 야쿠자와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최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검거된 인천 조폭 A파의 행적과 규모를 보면 외국의 폭력조직을 닮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인천 지역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이 조폭 조직원은 72명으로 경찰은 이 중 핵심 조직원 B씨(36) 등 8명을 구속하는 한편 5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12명을 추적 중이다.
이번에 적발된 A파는 1987년 처음 결성됐으며 동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왔다. 이후 2000년대 중반 핵심 조직원들이 폭력사건에 휘말려 세력이 위축되자 2011년 이후 새 조직원을 대거 끌어들여 규모를 불려왔다. 경찰은 그동안 지역 내 조직폭력배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는 첩보 수집과 내사 활동을 강화해왔다.
A파는 최근 세력 확대를 위해 새 조직원을 끌어들이고 결속을 다짐하는 단합대회를 가졌다. 범죄단체활동에 해당되는 거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탈퇴를 막고 기강 확립을 위해 야구방망이나 각목 등으로 후배 조직원들을 가입 기수별로 걸핏하면 폭행해온 혐의도 잡고 수사 중이다. 이들은 또 경쟁 상대 폭력조직과 영역 다툼의 집단 패싸움을 위해 심야에 조직원을 동원하기 일쑤였다. 또 탈퇴한 조직원을 끌어 가려한 경쟁 조직원에게 보복성 폭행도 서슴없이 저질렀다. 이들은 “다른 조직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한다”거나 “선배를 보면 깍듯이 인사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18개 행동 강령까지 만들어 조직원을 관리해왔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선량한 시민을 괴롭혀온 조폭의 폐해는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이 수없이 많다. 그 정도가 지나쳐 사회악의 하나로 척결의 대상이 돼왔다. 치안당국이 그동안 수없이 적발한 통계가 말해주듯이 폭력조직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없어지며, 이합집산을 되풀이한다. 그러면서도 점차 뿌리를 깊이 내리고 가지를 뻗치는 게 특징적 양상이다.
경찰은 매년 범죄 일제 단속령을 내렸고, 그때마다 조폭은 집중 단속 대상이 돼왔다. 그런데도 최근 다시 조폭을 무더기로 검거하게 된 건 경찰이 매번 목표로 내세웠던 조폭 근절은커녕 확산 방지에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음을 뜻하는 거다. 인천은 수도권이란 특수 여건으로 조폭이 날뛰기 좋은 무대다. 그런데다 신흥 조직이 침투, 기존 조직과의 주도권 다툼과 보복전으로 항상 피비린내 나는 집단 싸움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경찰은 유흥업소 등에서 기생하며 업주를 괴롭히는 폭력조직 발호를 단속기간에 관계없이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잔존 조직 소탕에 항시적으로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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