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교육청, 교권 침해 더는 방치 말라

교단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교권 침해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교권은 이제 더 이상 무너질 수도 없을 만큼 무너진 상태다. 스승은 제2의 부모로서 공경해야 하며, 그 은혜는 부모와도 같다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교사의 적극적인 지도가 되레 정신적 학대로 비화돼 고발의 빌미가 되는 등 교사들의 위상이 땅에 떨어져 교권 회복이 시급하다.

인천의 한 중학교 A교사는 최근 20여 년간 몸담았던 교단을 홀연히 떠났다. 수업시간마다 번번이 수업을 방해하던 B양을 그때그때 타일렀지만 소용이 없었고, 한차례 큰 소릴 낸 것 때문에 정서적 감정 학대로 몰려 경찰에 신고 됐다. 경찰 조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그 후 A교사는 학생들을 더 이상 가르칠 용기와 자신이 없다며 사직했다. 이는 오늘날 각박하고 암울한 교단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08년 249건이던 교권 침해 사건이 8년 만인 2016년 527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이중 가해자 46.7%가 학부모라고 밝혔다. 교권 침해는 2009년(237건) 이후 7년 연속 증가했고, 증가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10년 전(179건)과 비교하면 3배나 늘었다. 국가발전의 주춧돌이 교육일진대 스승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처럼 그만큼 선생님은 우리 사회에서 존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교권은 갈수록 떨어지고 그런 환경 속에서 선생님들은 교직에 대한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교직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으나 이상과 현실은 항상 동떨어져 있다. 교육의 주체로서 교사는 그 중요한 역할에 맞먹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누려야 하며, 긍지와 권위를 지녀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진보 경향의 교육감 체제에서도 교권은 안팎으로 시련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학생인권조례와 체벌금지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서 교사들의 사기가 위축되고 재량권이 축소 제한됐다. 잘못을 나무라는 교사에게 대들고 심지어는 폭력적인 언행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교권에 대한 도전은 교육계나 교사 스스로에서도 비롯되고 있음을 묵과해선 안 된다. 전교조 교사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처하고 나선 건 우리 사회가 지켜 내려온 전통적인 교사상과 거리가 멀다.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과격한 구호를 외쳐 스스로 권위를 깎아내린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 막말과 성희롱 성추행으로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일부 교사도 문제다. 사도(師道) 확립이 절실하다. 교권이 서지 않으면 학교 수업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학생들의 진로 지도도 불가능하다. 학생들의 자율과 책임교육을 강화하고 교권보호법을 보강, 교육적 훈계와 체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근본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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