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과 국토건설계획은 백년의 대계(大計)일 수밖에 없다. 한 번 실행돼 도시골격이 완성되면 좀처럼 뜯어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시가 수립한 서북부권 개발의 핵심인 루원 시티(LU1 City)개발사업과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사업(경인고속도로 인천 기점~서인천IC간 10.5㎞ 구간)을 보면 백년을 내다보려는 자세와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두 사업이 이원화돼 시설 중복과 부조화 난개발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루원 시티 개발은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 93만3천916㎡ 부지에 77층 쌍둥이 빌딩을 비롯해 아파트 9천666가구(2만4천361명 입주)를 짓고 시교육청을 이전, 교육행정타운 조성 등 입체복합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6년 도시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진척되지 못하다가 2016년 12월 착공했다.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개통 이래 물류 대동맥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도심단절 등 문제로 일반도로화 사업은 시의 숙원 사업이었다. 오는 11월 착수할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계획 중 9개 생활권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을 중심으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북카페 거리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전통생활권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북부권 개발의 핵심사업인 두 사업은 모두 가정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10여 년째 중단됐던 루원 시티 개발사업 착수와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이 확정됨으로써 고속도로 때문에 생활권이 단절됐던 가정동에서 신도시 개발사업과 도시재생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거다. 문제는 시 사업부서가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는 두 사업에 대해 사업 방향을 함께 구상하기는커녕 사업 협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각자의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계사업에 대한 소통 부족이다.
전체 규모를 무시하고 각자의 개발 방식을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면 갖가지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도시개발의 기형적 부조화와 난개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결이 다른 두 사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신도시와 구도시를 가르는 역효과를 걱정하고 있다.
현대의 도시개발은 쾌적한 환경, 여유 있는 시간 같은 것들이 점점 중요하게 여겨지고 사회효율의 측면에서 도시화가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제라도 성급한 판단을 유보하고 서북부권의 진정한 미래상의 밑그림을 먼저 그려내고 그 바탕 위에서 도시 기능과 환경·주거·교통·사회간접자본의 재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구상하는 환경친화적인 도시가 되도록 판을 짜야할 것이다. 조화롭지 못하고 차등적인 도시는 행복한 도시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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