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국제영화제, 사드로 막힌 문화교류 물꼬 기대”
‘제1회 한중국제영화제’를 앞둔 장성철 한중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53)의 각오다. 한중국제영화제는 3년이라는 준비기간 끝에 오는 16일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개최되는 한중국제영화제는 그간 한중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숨은 공로자에게 감사를 전하는 ‘영화인들의 축제’가 될 전망이다.
장 위원장은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1세기에 이르러 문화가 곧 국력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문화가 각국에 미치는 힘은 크다”며 “이번 한중국제영화제는 양국이 차세대 영화인을 발굴하고 영화의 예술적상업적 가치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한중국제영화제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소홀해진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양국 간 우호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Q 한중국제영화제를 소개해달라.
A 한중국제영화제는 양국 간 협력으로 영화계 발전에 이바지한 영화인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영화 산업을 위한 다양한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16일 개최되는 제1회 한중국제영화제가 영화제의 포문을 여는 것이다. 첫 회인 만큼 영화인들의 추천을 받아 양국 발전에 힘써 온 사람들을 독려하는 영화인의 큰 잔치로 만들고자 한다.
시상은 한국 측은 △작품 부문-신인감독상, 한중문화교류상, 각본상, 최고 작품상, 한류스타상 △한중교류부문-심사위원 추천상, 한류이바지상, 예술부문 공헌상 △영화제작부문-기술상, 우수 카메라상이 수여될 예정이다.
중국 측의 경우 △작품 부문-신인감독상, 중한문화교류상, 최고 작품상, 인기스타상 △중한교류부문-심사위원 추천상, 예술부문 공헌상이 수여된다. 그간 한·중 영화 발전에 기여한 숨은 공로자를 찾아 감사를 전하는 어워드 영화제가 될 것이며 영화인들 간의 한바탕 ‘축제’가 될 것이다.
Q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는 해에 한중국제영화제가 개최 됐는데.
A 한중 수교 25주년, 그동안 두 나라는 문화·경제·정치 등 다양한 방면에서 놀라운 성장을 함께 해왔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 1994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양국 간의 대중문화 교류는 양국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문화가 ‘양국 교류’라는 마차를 이끌고 그 뒤를 이어 경제와 정치가 함께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양국이 외교적 문제와 안보적 문제로 인해 경직되기는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민간 차원에서 더욱 다양한 문화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한중국제영화제를 계획한 취지였다.
비록 두 나라의 관계는 다소 어려움이 많지만 한·중이 공동 주최하는 민간 차원의 최대 문화 행사인 한중국제영화제를 추진함으로써 양국 간의 우호를 확인하고 새로운 교류 모델을 제시하는 좋은 방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Q 한중국제영화제 개최 목적은.
A 21세기에 이르러 문화가 곧 국력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문화가 각국에 미치는 힘은 크다. 특히 문화를 선도하는 영화 산업은 한류의 중심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중국제영화제는 이러한 영화 산업의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고 영화로 인해 양국의 교류가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자 개최되는 민간 교류 행사다.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은 차세대 영화인을 대거 발굴하고 상업영화, 단편 영화, 예술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며 영화의 예술적 가치와 상업적 가치의 동반 성장을 도모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서 개최될 한중국제영화제는 영화 산업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2차 문화 사업을 발전시킬 씨앗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양국의 관계가 어려운 와중에 진행되는 것인 만큼 초청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여 정치·경제·문화적 교류를 위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소통 방법을 모색할 좋은 기회의 장이 되리라 생각한다.
Q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A 사드배치로 경색된 중국과의 관계로 지난 3년간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중 간의 소원해진 교류 활동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자리는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민간 교류의 장인만큼 그동안 참여를 꺼려왔던 중국 관계자와 기업들이 적극 동참하게 됐다. 우리는 이 같은 참여가 양국 간의 벽을 허물고 정치적인 문제를 완화시키며 경제적인 손실을 회복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비록 민간 차원이기는 하지만 한중 관계자들이 모여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 서로 정치·경제적인 문제점을 회복시키는데 일조하고자 인식을 공유했다는 것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불식시키는 큰 힘이 됐다.
Q 향후 양국 간 교류협력의 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A 한중 수교 25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수교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단 정치·경제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각적인 관점에서 한중 관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양국 간의 교류가 위축되고 경직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상황에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시기라고 생각하고 그간 양국 간의 교류에서 간과했던 점은 무엇인지, 또 어떤 점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사실 한중 간에는 상당히 긴밀하고 유연한 관계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측에서 장관급 인사인 롱위시앙(龍宇翔, 용우상) 중국 국제문화전파중심 집행주석이 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영화제가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경제·정치적인 관계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Q 한중국제영화제에 거는 기대와 의미는.
A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나 칸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새로운 브랜드의 영화제를 만들자는 것이 첫 삽을 뜬 취지였다.
이제 첫걸음을 시작한 한중국제영화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영화’라는 문화적 모토를 발판으로 한국과 중국, 양국이 함께 성장하고 더욱 우호적인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
앞으로 한중국제영화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영화인들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받는 중요한 영화인들의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양국 간의 민간교류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또한 한중국제영화제는 대형 스타 위주로 편중됐던 영화계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신인 배우를 발굴하는 기회의 장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Q 한중국제영화제 발전 방안과 향후 계획은.
A 한중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하는 국제영화제의 포문이 열리게 된 것만으로도 향후 양국의 문화산업 발전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본다.
한중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중국에서 매년 번갈아 개최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영화제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 계획이다. 향후 한중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나아가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산업과 관련된 아카데미를 열어 한·중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영화배우 또는 감독, 시나리오 작가, 미술 등 영화산업에 꿈이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 저 역시 흙수저 출신으로 살아왔는데 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을 보면 옛 생각이 나서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중간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문화와 정치적 상황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드를 둘러싼 어른들의 정치 헤게모니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기회가 박탈돼서는 안 된다.
대담=강해인 부국장 / 정리=송우일 기자
사진=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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