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정·관계가 시끄럽다. 정대유 인천경제청 차장이 지난 14일 SNS에 올린 ‘송도개발 이익환수’ 관련 글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SNS 글에서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 런지?…현재 자리에서 잘리게 생겼다…언론·사정기관·시민단체까지 업자와 한통속으로 놀아나니…진퇴양난”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그의 예감대로 지난 18일자로 전격 대기 발령됐다. 그는 송도개발 수익금이 엄청나게 커 당시 업자들의 로비가 심했다고 말했다.
그의 글을 보면 경제청이 송도 주거지역 개발 초과 이익금 환수에 애를 먹고 있으며, 이익금 환수에 노력하는 그가 외부 압력을 받고 있음이 묻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본보 출입 기자에게 유정복 시장 주변 인사들로부터 온갖 압력이 온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부임한 그는 이영근 청장이 임기 1년여를 남기고 6월말 사임한 이후 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었다. 그런 그가 경제청 내부 상황을 폭로한 건 심각한 일이다. 그의 글 이후 인천시가 감사에 나섰고, 정치권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일제히 입을 열었다. 당연하다.
경제청은 그동안 송도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에 송도 주거지역 개발사업을 맡겼다. 하지만 개발 초과 이익금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청은 두 시행사가 경제청과 주거지역 분양수익 정산을 위한 실사를 받기로 계약하고도 이를 거부, 초과 이익금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LC의 경우 내부수익률 12%를 넘는 초과 이익금은 경제청과 시행사가 50%씩 나누기로 했다. 문제는 실사 시기다.
경제청은 사업 블록별 또는 프로젝트별로 실사, 그때그때 초과 이익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SLC는 모든 사업이 끝난 후 한꺼번에 실사를 받겠다는 거다. SLC가 이렇게 버티는 바람에 경제청이 개발 초과 이익금 환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SLC사업은 모두 18개 블록으로 2021년 끝낼 예정이다. SLC는 지난해까지 2개 블록에서 아파트 1천775세대를 분양 완료하고 공사 중이다.
SLC는 송도개발사업 수주 때부터 특혜 의혹을 받았다. 경제청은 2015년 SLC와 당초 계획 227만㎡ 중 34만㎡만 개발하는 조정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때 경제청은 SLC에 34만㎡를 3.3㎡당 300만원의 헐값에 넘겼다. 현재 송도 땅값은 3.3㎡당 최하 1천200만원이 넘는다. 땅값 차익만 9천억원이다. 아파트 분양 수익까지 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당시 이 땅을 SLC에 헐값에 넘긴 경제청 송도본부장은 퇴직 후 SLC 임원급으로 근무 중이다. 누가 봐도 미심쩍다. 또 당시 조정합의서를 결재한 경제청 차장(청장직대)은 현재 인천시 실세로 불리는 조동암 부시장이다. 당시 특혜 의혹에 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 범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사법기관의 수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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