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자동차 도시 인천, 재도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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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자동차산업 도시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는 1903년 대한제국 고종의 어차로 미국산 자동차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고종의 어차는 인천항을 통해 도입되었음이 분명하다. 도입 초기 자동차는 부유층 자가용과 사업용으로 활용되다가 산업화 이후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 교통수단이자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의 역사는 인천에서 시작되었다. 1937년 일제는 군용지프를 생산하기 위한 자동차회사를 부평에 설립하였다. 일제가 패망하면서 자동차는 본격적인 생산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역사는 인천 부평에서 시작되었다. 해방과 625를 거친 후 1950년대 중반 미군 지프의 부품을 재생하고 드럼통을 펴서 차체를 얹은 시발자동차가 생산되기는 하였으나, 시발차는 조악한 수준의 수공업형 조립차에 불과하였다.

수공업 형태의 국산차 조립시대의 막이 내리고 근대적이고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의 역사는 1962년 연생산능력 6천대 규모의 조립공장인 새나라자동차가 인천 부평에 세워지면서 시작되었다. 새나라자동차는 설립 1년 만에 문을 닫았지만, 부평 자동차 공장은 신진·GM코리아·새한·대우·GM대우·한국GM 등으로 이름을 바꾸어 현재까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이끌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소재는 자연스럽게 자동차 부품업체의 집적을 불러와 인천은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을 아우르는 자동차 도시로 부상하였다. 자동차산업은 인천의 주력 산업이자 지역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현재도 자동차산업은 인천지역 제조업 매출의 13.6%, 지역 수출의 19.7%를 차지하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인천지역 자동차산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지역 경제계뿐 아니라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 완성차 업체가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도 당연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형태의 자동차(부품) 산업에는 새 위기가 오고 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벗어나 전기·전자, AI, ICT, IoT, 소프트웨어 등이 융합된 전기차, 수소차, 무인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부품 수가 40∼50% 수준에 불과한 전기자동차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인천지역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의 시발지(始發地), 인천에서는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온 자동차산업에 대한 시민들은 애정과 자부심이 매우 크다. 2000년대 초반 완성차 업체인 대우자동차 문제로 인해 지역 자동차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인천지역 경제단체시민단체정치권에서는 ‘인천지역 자동차산업 살리기 범시민협의회’를 결성하고, 시민과 함께 온 힘을 다하여 자동차산업을 살려낸 경험도 가지고 있다.

 

인천지역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에서는 인천광역시 등 유관기관과 경제단체,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가칭 ‘인천자동차포럼’을 구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지역 자동차산업의 재도약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자동차산업의 생존 방안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를 모아갈 계획이다. 인천지역 자동차산업과 ‘인천자동차포럼’에 대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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