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4차 산업혁명, 민간복지분야도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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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주목받는 키워드가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혁명을 일컫는다. 이전의 산업혁명과 비교하면 보다 넓은 범위에 보다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쉽게 설명하면 20세기 후반 제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 지식정보 혁명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AI와 빅데이터로 불리는 지능정보기술이 더해진거라 보면 된다.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어서 혹자는 향후 5년 뒤 5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소득 양극화가 현재보다 극심해질 것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노동의 개념이다. 그동안 노동이라는 개념에 있어 사람은 늘 노동력으로만 이해됐고 생산성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들이 있었다. 사람이 갖는 가치를 적어도 노동에 있어선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람은 맨파워, 휴먼리소스라는 개념으로 이해됐고 한 개인이 갖는 생산성과 지식수준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었다. 

하지만 기반산업 발전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누구나 평준한 노동력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의 시대는 갖고 있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하게 되는 노동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가 생산성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문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적십자는 사람의 가치에 주목해 불가항력적 환경에 의해 가장 낮고 위급한 사람을 도와 고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을 구현, 발전시켜 왔다. 그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봉사와 나눔은 한 단체의 지향점이 아닌 자연스럽게 모인 사람들의 가치가 사회로 환원되는 것이었다. 얼마 전 인천에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저지대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한순간 이재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좁은 골목에 널브러진 가구와 옷가지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정리할 수 없어 보였다. 

누군가 빠르게 SNS를 통해 상황을 전파하였고 온라인상엔 걱정과 안타까움이 일어났다. 40~50대 여성 봉사자들이 하나둘 모여 수해 현장에서 흙탕물로 범벅된 장판을 닦았고 더러운 물에 젖어버린 옷가지를 발로 밟아 빨래를 했다. 그렇게 자발적 수해복구 봉사로 이어지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또 하나 나눔문화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한 팬클럽이 있다. 

바로 강다니엘 팬클럽이다. 모 프로그램 방영기간에 광고수익금 기부라든가 동물보호단체 후원금 기부,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나눔의 집’과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그동안 팬클럽 기부는 간혹 있었지만 주기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곳을 정확히 집어내 기부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정보를 잘 정리해 활용하는 듯 보였다.

 

아직 민간복지분야는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해 판단하는 이러한 변화에 늦고 있다. 최근 개인이 행하는 나눔과 봉사의 변화는 시사점이 많다. 더 늦기 전에 시민의 삶이 더 윤택해질도록 민간복지분야도 함께 준비해 나가자.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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