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GM, 철수해선 안된다

한국GM 철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인천지역 경제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정부가 고용 불안정을 해결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인천 부평지역 경제단체들도 한국GM 철수설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팔 걷고 나섰다. 지역 현안에 대한 경제단체들의 결집된 역량이 희망적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2·17일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는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GM 지분 매각 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GM 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미국 GM 본사와 ‘GM대우(현 한국GM)와 장기 발전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합의서에서 산은이 보유한 한국GM 지분 17.02%로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토권은 한국GM의 한국시장 철수 등 경영 전략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올 10월16일 이 합의서가 만료되는데다 산은이 한국GM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GM 본사가 2015년부터 오펠 유럽 사업부를 매각하고, 인도 등에서 사업을 중단하는 와중에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지난 3일 돌연 사임해 한국GM 철수설이 재점화 됐다. 노조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이 갖는 의구심도 한결같다.

한국GM 측은 철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고, GM 본사도 한국 사업장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산은도 지분 매각에 대해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철수설을 불식시킬 책임 있는 당국의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기업이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 스스로 공장을 옮기는 건 기업의 자유다. 하지만 한국GM의 간단없는 철수설이 우리에게 깊이 성찰해야할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끝없는 규제, 고임금 요구와 과격 시위. 반기업 정서, 난장판 정치와 리더십 부재는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국내 기업인마저 질리게 한다. 한국GM이 인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인천경제의 의존도가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한국GM에는 1만5천명이 일하고 있으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30여만 명이 한국GM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은 글로벌 경제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식과 기술, 자본의 공급원이다. 이들을 배제하고선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재도약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요즘 우리 경제의 여러 상황을 보면 외국기업의 이탈현상이 계속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외국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각국의 열기가 치열한데 우리는 있는 기업마저 한국을 떠나게 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이제 행정 당국과 노동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외국기업이 더는 떠나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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