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초장부터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지지부진하자 분노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천시 서구 26개 자생단체 회장단으로 구성된 ‘서구 자생단체협의회’(협의회)는 지난 달 30일 수도권매립지 테마파크 조성 지연에 따른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환경부를 성토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협의회는 환경부가 소유한 매립지 지분을 약속한대로 인천시에 이양하지 않아 테마파크를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협의회는 내일(7일) 심우창 서구의회 의장과 최규술 의회 복지도시위원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함께 환경부를 항의 방문, 매립지 이양을 촉구할 예정이다. 환경부가 소유한 매립지의 인천시 이양 문제는 수도권의 최대 현안인 쓰레기 매립지 사용 연장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되면서 부수적으로 합의된 거다. 지난 2015년 5월 인천 경기 서울 등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와 환경부가 참여한 ‘매립지 4자 협의체’는 2016년 종료 예정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의 사용기한을 2025년까지 최소한 10년 더 늘리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앞서 2014년 12월 유정복 인천시장은 ‘매립지 4자 협의체’에서 매립지 사용 연장과 관련, 선제적 요구 사항을 내놨다. 인천시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현재의 수도권매립 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는 거였다. 제안 내용은 서울시와 환경부가 갖고 있는 매립지 소유권과 매립면허권의 인천시 이양 및 이관, 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 인천시 이관, 매립지 주변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 추진 등이 포함돼 있다.
그 후 유 시장의 선제적 요구사항을 ‘매립지 4자 협의체’가 모두 수용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매립지 사용 연장 문제는 전격적으로 타결됐다. 현재 사용 중인 제2 매립장이 2018년 1월 포화 상태에 이르면 제3 매립장 1공구(3-1매립장)를 추가로 사용, 10년을 연장한다는 거다. 이에 따라 경서동 매립지를 테마파크로 활용하는 계획이 수립된 것이다. 테마파크 산업은 관광 및 레저를 목적으로 놀이공원 동물원 박물관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부가가치 높은 사업이다. 이는 매립지 사용 연장으로 인천시민이 겪게 될 고통에 대한 보상책이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매립지 이양을 미루면서 ‘폐기물 전처리시설’ 설치만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 시설이 현 매립지를 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 주무 부처로서 다급한 매립장 사용 연장이 해결되자 또 다른 의도를 갖고 딴 소리를 한다는 거다. 협의회는 환경부가 매립지 소유권을 조속히 인천시에 이양하지 않으면 현재 매립지 사용 연장을 위해 공사 중인 3-1공구의 기반시설 공사를 물리적으로 저지시킬 태세다. 환경부는 사태가 악화되는 걸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매립지 테마파크 조성이 늦었지만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게 부지를 지체 없이 인천시에 이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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