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공항·항만근무자 통한 금괴밀수 차단하라

항공 승무원과 항만 근무자에 대한 보안검색이 소홀한 인천공항과 인천항만이 금괴밀수 루트로 악용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최근 15억 원 상당의 금괴 32㎏을 속옷에 숨겨 밀수입한 베트남 국적 아시아나항공 용역업체 여승무원 A씨(28)등 2명을 구속하고, 인천지검에 이첩했다. 이들은 승무원이 일반 여행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검색이 허술한 입출국 관행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승무원 보안 관리에 경종이 되고 있다.

A씨 등 여승무원 2명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자신들의 속옷 등에 금괴를 숨기는 수법으로 3~4차례에 걸쳐 금괴를 밀수입한 걸로 드러났다. 이들은 밀수입 초기엔 2~3㎏씩의 금괴를 은닉해 들여왔지만 승무원들의 입출국 때 보안검색이 허술해 적발되지 않자 대범하게 양을 늘려 10㎏의 금괴를 은닉 밀수입 한 걸로 세관 조사결과 확인됐다.

세관당국은 금괴밀수 정보를 입수하고 밀수조직을 추적하던 중 A씨 등 2명이 서울 소재 모 주차장에서 조직원들과 접촉 금괴를 건 낸 영상자료 등을 확보, 최근 베트남을 출발 인천공항에 입국한 이들을 검거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의 금괴 밀수입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베트남 국적 여승무원이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금괴 1㎏짜리 6개를 승무원 가방에 넣고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승무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소용없었다.

인천세관본부는 또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인천으로 오는 정기 화물여객선을 통해 금괴 수백㎏을 밀수입한 밀수조직 6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들은 2015년 11월부터 1년 간 14차례에 걸쳐 금괴 423㎏(시가 200억 원 상당)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들은 인천항의 금속 탐지 검색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상시 출입증을 소지하고 비교적 보안구역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선원과 선박회사 간부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처럼 항공 승무원이나 선원들이 금괴를 숨겨 금속 탐지대를 무시로 드나들 수 있었던 거다. 상황이 이러니 어쩌다 가끔 적발되는 금괴밀수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밀수행위를 일컬어 흔히 망국병이라고 한다.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수입이 금지·제한된 물품을 몰래 들여와 국가 경제를 좀먹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밀수품은 정상적인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아 관세(3%)와 부가가치세(10%)등도 포탈, 국가의 재정 수입을 축낸다. 밀수범은 국내 산업보호·재정수입 확보·물가안정·고용증대·수출확대 등 국가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세정책을 역행하는 망국적 경제사범이다. 밀수조직들에게 노출돼 항상 이들이 접촉을 노리는 항공 승무원이나 항만 근무자들도 예외 없이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특단의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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