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6개월 이상 취직을 하지 못한 이른바 ‘장기 백수’비중이 13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고용 등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 실업자는 12만명으로 전체 실업자(100만3천명) 중 11.96%를 차지했다. 2004년 13.5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0.07%포인트 줄어든 지난해 10월을 제외하면 2014년11월 이후 30개월간 같은 달 기준으로 모두 상승했다.
특히 지난 3∼5월까지 각각 2.55%포인트, 2.92%포인트, 1.62%포인트 증가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달 2∼3%포인트 내외의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장기 백수 비중은 2월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10월께 절정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2월 8.96%였던 장기 백수 비중은 매달 올라가 같은 해 8월 18.27%로 정점을 찍었다. 2015년 역시 2월 장기 백수 비중이 5.49%로 가장 낮았고 10월이13.83%로 가장 높았다. 결국 올해 초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한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고용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고용 등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 정부 들어 추진 중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정책이 기업들에 의사 결정을 주저하게 하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정규직 전환 정책이 민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고용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수출 등 일부 분야이고 올해 1분기에는 단기직 위주인 건설업 경기에 기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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