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3. 젊음의 열기·다양한 이야기 넘치는 ‘용인중앙시장’

희망을 팝니다… 시장 골목골목 청년고객 발길

제목 없음-1 사본.jpg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2일 용인중앙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유모차를 끌고 온 20~30대 젊은 엄마들부터 점심을 위해 삼삼오오 모여 단골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용인중앙시장은 젊은층부터 남녀노소까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찾는 용인의 ‘명물 시장’이다.

이곳엔 5일장과 예술의 공간, 골목마다 특화된 상점 등 다양한 재미가 한가득 있다. 전통시장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의 쇼핑 편의를 최우선으로 내세워 대형마트 못지않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자부한다. 젊고, 활기찬 시장으로 거듭나는 용인중앙시장의 매력을 지금부터 풀어본다.

 

■ 10~20대도 즐겨 찾는 젊은 시장

지난 1960년에 문을 연 용인중앙시장은 총 520개 점포에서 상인과 종업원 등 2천여 명이 이곳에서 삶을 일궈나간다. 용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형 시장이자 중대형 시장이다. 차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재래식 순대로 유명한 순대 골목과 떡 골목이 있어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에 들어서면 특화된 골목이 눈에 띈다. 가장 유명한 골목은 ‘떡이랑 만두랑’ 골목이다. 용인중앙시장엔 전통과 자부심을 내세운 유명 떡집 수십 곳이 즐비해 있어 이곳은 항상 문전성시다. 만두집도 남다른 서비스와 차별화된 맛으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순대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족발과 순댓집이 몰린 이곳에는 평일에도 밤낮으로 손님들로 북적인다. ‘의류ㆍ잡화’ 골목에서는 상인들이 철저하게 고객선을 지키며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용인중앙시장의 장점은 시장 고유의 정겨움과 현대적인 쇼핑환경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골목 장터 구간에는 캐노피 시설을 완비해 날씨에 상관없이 편리한 쇼핑을 할 수 있다. 특히 골목의 특징을 표현한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판을 따라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제목 없음-2 사본.jpg
정육점이 몰린 곳은 핑크색 돼지가, 의류점이 몰린 곳은 예쁜 옷과 신발이 그려져 쉽게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을 위한 무료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어 차 없이도 편리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총 300여 대의 주차 공간을 마련해 주차하기에도 편리하다.

 

무엇보다 용인중앙시장에서는 젊음의 열기가 느껴진다. 다른 시장과 달리 10~20대 고객의 비중이 크다. 젊은층이 찾을 만큼 재미와 편리한 쇼핑환경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시장의 청년상인들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장 내에 닭, 과일, 의류, 카페 등 청년 점포들은 젊은 감각으로 10대뿐만 아니라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청년상인 공모에 5인이 선정된 데 이어 올해 경기도가 주관하는 청년상인 3인에도 선정돼 다양한 지원을 받게 돼 더욱 젊고 활기찬 시장이 기대된다.

제목 없음-3 사본.JPG
■ 구석구석 색다른 매력에 빠지다

시장에서 색다른 예술을 즐길 수도 있다. 용인중앙시장의 중앙 골목을 가다 보면, 생활예술중심상가 용인아틀리에를 찾을 수 있다. 시장 내 낙후한 청한상가 지하 1층을 국내 유명 11개 공방과 새로운 체험마켓으로 탈바꿈한 공간이다. 

양말인형 만들기, 고려백자, 포크아트, 에코테라피, 인도 악세사리&장신구 등 다양한 공방이 모여 있어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을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다. 용인시 도예명장 1호인 백암도예연구소의 마순관 용인 아틀리에 회장을 비롯해 생활 예술가들이 모여 공방을 조성하다 보니 이곳엔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예술적 감각이 흘러넘친다. 정성들인 공예품을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5일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재래장에서는 전통 장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터와 행사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매주 토요일에는 ‘토요 알뜰 장터’가 열려 가족과 함께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제목 없음-4 사본.jpg
매주 토요일 용인중앙시장 내에서 수산물, 과일, 축산물, 공산품, 야채 등 다양한 품목을 10~30% 할인해 판매한다. 봄, 가을에는 장기자랑과 먹기대회, 감사 세일행사, 경품 행사, 어린이 벼룩시장 등이 열려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마련된다. 용인중앙시장 주변으로 유적지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다.

 

용인중앙시장엔 또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지난해 전국 최초로 ‘착한 전통시장’으로 지정된 것. 어려울 때일수록 주민과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시장상인회가 상인들에게 권유해 15곳의 점포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가입해 매달 일정액을 경기공동모금회에 기부, 저소득가정을 돕고 있다. ‘인정을 베풀고 함께 나누는 게 진정한 부자’라는 게 용인중앙시장 상인들의 뜻이다.

제목 없음-5 사본.jpg

정자연기자

 

용인중앙시장 두배 더 즐기기 커뮤니티 도시락 카페 ‘머뭄’

5일장이 열리는 날 시장을 찾았거나, 색다른 재미를 위해 방문한 고객이라면 커뮤니티 도시락 카페 ‘머뭄’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용인중앙시장 입구에 가면 빨강동과 노랑동의 아담한 컨테이너 건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2015년 용인중앙시장에 둥지를 튼 머뭄 카페는 전통시장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활용하고, 낙후 공간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탄생시킨 시장과 용인시의 명물이다. 영리가 목적이 아닌, 시장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문화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자 조성했다.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노랑동과 식사를 구입해 먹을 수 있는 빨강동으로 나뉘어 있다. 단순히 밥과 음료를 파는 게 아닌 ‘도시락 교환’ 방식으로 이뤄져 재미도 더했다. 빨강동인 도시락 카페에서는 반찬 1천~3천 원이면 만찬을 즐길 수 있다.

‘머뭄 동전’을 산 뒤 동전으로 시장 내 18곳의 카페 가맹점에서 반찬, 분식, 빵, 떡 등 음식을 교환해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 된다. 고즈넉한 공간과 기분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공간에서 색다른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제목 없음-6 사본.jpg

전국 각지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도 이곳을 들르는 관광객이 많다. 

 

2층엔 작은 갤러리가 마련돼 용인시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이 있고, 창문 너머로는 1930~1972년 수원과 용인, 이천, 여주를 오가는 수여선이 다니던 철길이 놓여 있어 색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음료를 판매하는 노랑동은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모닝커피 타임을 열어 1천 원에 커피를 판매한다. 이후에는 1천500원~2천500원이다. 시장 구경에 한껏 힘을 뺐다면, 머뭄 도시락 카페에서 식사한 후 카페 ‘휴’에서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렴한 가격에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시장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정자연기자 

제목 없음-7 사본.jpg

[인터뷰] 강시한 용인중앙시장 회장

“오고 싶은 시장 만들려면 상인들 모두가 먼저 변해야”

올 2월 취임한 강시한 용인중앙시장 회장은 시장 내에서 ‘잔소리꾼’으로 통한다.

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싫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상인들에게 싫은 소리도 하고, 미움을 받더라도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강 회장은 “홍보를 아무리 많이 해봐야 소용없다”며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고,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내에 쓰레기 불법투기를 단속하고, 고객선 지키기 등을 상인에게 독려하는 것도 모두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그는 “고객의 불신을 없애고, 오고 싶은 전통시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내실을 다져나가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슬로건도 ‘청년상인-젊은 시장’으로 내세워 시장의 체질을 확 바꾸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적극적으로 유치한 청년사업단을 더욱 활용해 ‘상인=고령’이라는 틀을 깨고 노쇠한 분위기를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목표다. 

그는 “빈 점포를 청년상인에게 내어주는 것은 망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며 “우리는 목 좋은 곳에 있는 기존 상인들과 협의해 청년상인을 입주시켜 청년상인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입점한 청년상인 5명은 모두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최근엔 이마트와 노브랜드 입점을 위한 협약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20~30대의 젊은 주요 소비계층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시장 지하의 유휴 공간을 내어 노브랜드 매장과 키즈카페, 휴게실, 놀이시설이 있는 공간을 올가을께 선보일 예정이다. 

 

강 회장은 “일회성 축제로 고객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기는 어렵다”면서 “용인중앙시장이 먼저 친절한 서비스와 깨끗한 환경, 경쟁력 있는 상품과 공간을 선보여 고객이 찾는 시장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정자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