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은 출발지점이기도 하고 회귀할 지점이기도 하다. 근본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면 일시적으로 작은 성공을 거둘 수는 있지만 오래갈 수는 없다.
5월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새로운 근본을 세웠다. 줄곧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하여 중국과 진솔한 협의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던 것을 잘 아는 중국 정부도 거는 기대가 상당하고 향후 어떤 형태로든지 상당한 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근본이 다시 세워졌으므로,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는 일찍이 “내도는 하나로 관통한다”고 하였다. 공자의 길에서 하나로 관통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인류의 양심을 밝힌다’는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평생 동안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공자의 14년간 천하주유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양심을 밝히는 과정이었다. 기존 질서가 무너지면서 체제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어 각자도생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생공존 할 수 있는 인류가 함께 걸어가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공자는 이처럼 근본이 확실하게 서 있었기에 2천500년 동안 인류의 마음속에 성인으로 자리 잡고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나라의 근본이 무너졌을 때 국민들은 “이게 나라나”는 한탄을 수없이 쏟아 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절망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세워 세계만방에 일등 국민임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 민족뿐 만이 아니라 세계가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한 평가도 있다. 형식적 구호뿐인 창조가 아닌 어느 누구도 가지 못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였다.
혼란의 극치였던 수나라에서 새로운 당나라를 창업한 당태종이 소통의 대신을 상징하는 위징에게 국가를 바로 세울 길(道)을 만드는데 어느 정도 기간 노력을 하면 되느냐고 묻었다. 위징은 ‘불통에서 소통’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 ‘대난(大亂)이 대치(大治)’가 되듯이 3년이면 충분하다고 제시하였다. 공자가 그 하나를 잡고 관통하였듯이 근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새로운 길을 세웠다면 4년 동안 하지 못한 일도 반나절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도를 얻은 경지(得道)라는 것이다. 신임 대통령의 임기 5년이면 충분하고 넘치는 기간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길(道)를 얻는가. 항상 사람의 마음에서 물어 대동(大同)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공자가 밝힌 양심의 길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구현하였다. 한중관계는 이처럼 양심의 길에서 문화를 공유하며 수천 년간 이어져 왔다. 이런 오랜 기간의 문화교류 관계로 보면 현재 겪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는 축적된 문명의 지혜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하여 현재 국내의 관광, 여행업계, 수출입 중소기업 등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곧 해소될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한중 수교 후 가장 큰 행사라고 하면 무역과 문화교류 방면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한중FTA 체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중FTA시범도시로 선정된 인천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 출발점은 인천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5년에서 우리 인천이 마땅히 그 중임을 몸소 실천하여 한중간에 새로운 근본을 세우는 일에 첨병이 되어야 한다.
이정학 한·중경제문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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