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好!” 수제맥주·퓨전음식 천국… 젊음이 몰려온다
전통시장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정(情), 우리네 일상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랜 세월 우리의 삶의 터전이었던 시장이 이제는 조금씩 밀려나고 있습니다.
소비부진과 편리함을 앞세운 대형유통업체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입니다. 전통시장은 우리 삶의 현재를 드러내고,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함께 키워가고 가꿔나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경기도 전통시장과 상인 역시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입고 각 시장만의 콘텐츠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추억,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전통시장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을 애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경기일보는 도내 전통시장의 새로운 부활과 온누리상품권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상인연합회와 연중기획으로 <매력 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를 선보입니다.
전통시장에는 그야말로 다양한 매력이 흘러넘쳤습니다. 첫 번째는 다섯 가지 매력을 가진 오산 오색시장입니다.
■ 이런 시장 봤니? 야시장+수제 맥주=젊음이 가득한 오색시장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던 지난 23일 오산 오색시장. 오후 7시쯤 해가 어둑어둑해졌지만, 오색시장은 환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오는 11월까지 열리는 야시장이 열린 것. 지난 2014년 개장한 오색시장 야시장은 지역의 인기 장터로 자리 잡았다. 올해엔 지난 7일부터 11월 말까지 매주 금, 토요일 열린다.
오산 오색시장 빨강길 남쪽입구부터 100m 거리엔 빨간색의 작은 푸드코트 14곳에서 상인과 청년 셀러들이 각자가 주 무기로 내세운 메뉴를 선보이며 고객을 유혹했다.
참깨와 들깻가루를 입힌 오징어구이를 판매하는 <동북 오징어 구이> 마라꼬치와 중국식 닭튀김을 선보이는 <백금튀김> 주스에 전구를 꽂아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전구 에이더> 인삼에 튀김을 입힌 <인삼골튀김> 등에는 맛을 보기 위한 손님들로 긴 줄 행렬이 이어졌다.
가격은 3천~8천 원, 초밥 등은 1만 원대.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맛집 여행을 할 수 있어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즐기러 나온 고객으로 붐볐다.
야시장 메뉴를 3천 원 이상 구매한 고객은 오색시장 수제 맥주 시음권을 무료로 증정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입식 좌판에서 손님들은 무료로 받은 수제 맥주와 함께 구매한 음식을 즐겼다.
이처럼 시장은 중장년층만 있다는 편견을 과감히 깬 곳, 바로 이곳 오색시장이다. 12년째 오색시장에서 인삼가게를 운영하는 전영희씨(58)는 “시장에 이렇게 많은 유동인구가 들어오고, 젊은 사람들이 찾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젊은층을 시장에 끌어들이니 전체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다양한 손님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어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오색시장은 2015년부터 청년상인을 육성하고자 창업워크숍, 창업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21만 명의 인구, 평균 연령 34.4세라는 오산시의 젊은 특색을 반영한 것이다. 그 결과 2015년 오색시장 수제 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수제 맥주 펍 ‘살롱드공공’을 열었다.
올해엔 야시장에서 활동했던 세 명의 청년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메뉴와 수제 맥주를 접목해 푸드코트형 매장인 ‘시장길12’를 선보였다. <또바기 부엌> <끼니> <성짱> 등 이름만 들어도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이 청년몰은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조용히 찾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문화와 축제 어우러진 ‘삶의 현장’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기존 상인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오색시장 상인들과 상인회,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은 꾸준히 힘을 합쳐 나갔다. 청년 점포도 무작정 들여놓기보다 사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 만들었다.
오는 5월 19~20일에는 오색시장의 대표축제인 ‘야맥축제’가 열린다. 야맥축제는 전국에서 생산된 30개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 축제다. 중소 브루어리와 지역 뮤지션과의 화합,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다.
전혀 다른 색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오색시장의 ‘오색’은 전통시장의 다양한 맛과 볼거리, 즐길 거리 등 오색 오감의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넓은 시장을 관통하는 5개의 주요 도로에서는 길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품은 시장의 다양함을 느낄 수 있다.
야시장 골목과 의류, 패션 골목, 이야기가 있는 골목이 모인 ‘빨강길’, 싱싱한 식재료를 사려고 모인 사람들로 북적이는 ‘녹색길’, 고춧가루, 참기름, 떡을 만드는 방앗간들이 모여 있는 ‘대문 미소거리’, 돼지를 주재료로 하는 푸짐한 음식이 즐비한 ‘침샘자극 아름거리’, 전통시장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한 ‘맘스거리’ 등에서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편의성도 여느 대형마트 못지않다.
고객지원센터 광장을 운영해 수유실, 물품보관함, 쇼핑카트 대여 등을 해준다. 또 공영주차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점포 350곳은 모두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정자연기자
“야시장 전국서 입소문 대형마트 부럽지 않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생하려고 끝없이 노력하는 오산오색시장, 많은 기대바랍니다.”
6년째 오산오색시장 상인회를 이끌어 가는 김병도 상인회장은 오색시장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진출에도 좌절하지 않고, 시장과 상인의 힘을 믿으며 오산오색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인근에 대형마트가 무려 3개나 근접해 있어 위기감이 있었지만,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상인대학을 통한 교육, 깨끗한 거리를 조성하는 데 집중해 고객 편의에 힘을 쏟았다”며 “상인들은 단합을 위해 POP 동아리, 난타 동아리 등에서 활동하며 역량강화에 노력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미 오산오색시장은 야시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한 단계 더 진화한 야시장을 만들고자 현재 행정자치부의 관련 사업에 공모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기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이름을 떨치는 야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그는 “사업에 선정되면 현재 150m인 야시장을 400m로 늘려 더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사업도 구상 중이다. 기존의 사업이 흐지부지된 골목을 ‘신토불이’ 골목으로 리모델링 해 농촌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노점상들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수제 맥주가 특징인 오색시장의 장점을 살려 특화시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 고객이 즐겁고 행복한 장보기를 할 수 있는 시장이 되려고 노력하겠다. 전통시장은 상인과 고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곳인 만큼 많은 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볼거리·먹거리 가득, 오색시장 100배 즐기기
오색시장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았다고 하면 오산이다. 오색시장에만 있는 다섯가지 재미를 총정리해본다.
다양한 먹거리, 오색시장 맛
오색시장에는 한식, 분식, 중식, 반찬류 등 꿀맛나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먹방 코스와 두근두근 썸코스, 테이크아웃 코스를 따라 한바퀴를 돌면 최고의 맛을 섭렵하게 된다. 무엇보다 오색시장 다섯가지의 홉을 넣어 환상적인 향과 맛을 선사하는 수제맥주 ‘오로라’와 검은색의 스타우트맥주 ‘까마귀’도 맛볼 수 있다. 오색시장의 수제맥주는 오색시장 야시장과 살롱드공공에서 마시면 그야말로 취향저격 일테다.
독특한 공간 ‘시장길12 & 살롱드 공공’
‘시장길12’는 오색시장 야시장에서 활동하는 청년 3인이 운영하는 푸드코트. 다국적 면 요리, 한국식 파스타같은 개성 있는 요리와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 ‘살롱드공공’은 오 색시장에서 개발한 수제맥주를 비롯해 다양한 맥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펍이다.
맥주공방 이구공은 이웃과 함께 나눠 마실 수 있는 맥주를 만드는 공방이자 시민들의 모임 공간으로 제공되는 커뮤니티 카페다. ‘이구공’에서 오색시장 상인들이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맥주 만드는 법 을 교육하고 레시피도 개발하고 있다.
특색있는 거리
4월부터 11월까지 오색시장에서는 매주 금ㆍ토요일 저녁, 독특한 먹거리와 특별한 수제맥주가 있는 야시장이 열린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전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수제 맥주를 즐기는 야맥 축제(야시장에서 즐기는 수제맥주 축제)가 열린다. 일상의 먼지를 걷어내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새로운 활력을 충전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있는 거리’도 눈길을 끈다. 상인들의 개성과 대표 품목을 재미있는 문구와 이미지로 디자인한 간판들이 있다. 마치 상인들이 지나가는 고객에게 속닥속닥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 놓는 것 같다.
시장에서 배우는 교육
가족단위의 색다른 탐험을 하고 싶다면, 오색시장이 제격이다. 오색시장 문화탐험대는 오색시장의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임무를 완수하면서 시장을 체험하고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평일에는 초등학교 단위로 시장을 탐방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운영한다.
소비자를 생각하고, 소비자와 함께하는 마음
오색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고자 고객지원센터가 운영된다. 고객지원센터 마당에는 야외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이벤트가 수시로 열린다. 오색시장의 상인들이 고객서비스차원에서 계절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세일데이를 두 달에 한 번 연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