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예방 등을 위해 인천공항에 배치된 기동타격대 대원(의무경찰)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인천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 4명이 이달 초 순찰 근무시간에 공항 여객터미널 1층의 한 비상구 통로에서 생명과 다름없는 소총과 무전기를 바닥에 팽겨 둔 채 카드 게임에 빠진 사건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은 테러와 각종 범죄 예방을 위해 공항 여객터미널을 24시간 순찰한다. 이들은 2인 1조로 2시간 30분씩 순찰하고 30분가량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한다. 대(對) 테러 임무에 대비한 준 전시상태의 긴장 속에 근무해야 할 기동타격대 대원들이 한가롭게 카드게임에 몰입돼 소지한 소총과 무전기를 내팽개친 건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거나 다름없다. 기동 타격대의 임무를 망각한 얼빠진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기동타격대 대원들의 기강 해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대원들이 순찰시간에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신다는 제보가 경찰에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일부이긴 하나 기동타격대 대원들의 기강이 현실적으로 이러할 진데 어떻게 국민들이 이들을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으며, 공항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특히 외부 유출이 금지된 내부 근무 상황 보고서가 의경들이 자주 이용하는 비상구에서 구겨진 채 발견된 사례는 기강 해이의 극치다. 기밀문서를 휴지처럼 아무렇게 취급하는 건 기동타격 대원의 기본양식을 의심케 하는 거다. 만에 하나 내부 근무 상황 보고서가 불순분자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금이 어느 때라고 중요 임무를 띤 기동타격대에서 이 같은 기강 해이 사례들이 연발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국이 어수선하고, 북한의 간단없는 도발 위협과 IS 등에 의한 국제적 테러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 잠시도 긴장을 풀고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인천공항은 지난해 초 중국으로 가려던 중국인 환승객 2명이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뚫고 밀입국한 바 있다. 그리고 며칠 안 돼 또 베트남인 환승객이 자동 출입국 심사대 문을 강제로 열고 달아나는 등 보안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관련기관 근무가 강화됐지만 그때뿐이었다. 철저한 조사로 직무 태만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인천공항은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 중요 시설이다. 공항경찰 기동타격대가 지금의 위중한 상황에서 그 본분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체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대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반복 훈련·교육과 함께 근무자들이 제대로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지 지휘부가 불시에 점검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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