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경제연구원의 ‘2017년 상반기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에 따르면 응답 기업 200곳 중 18곳(9.0%)은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올 상반기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곳은 27개사(13.5%), 신규채용이 없는 곳은 18개사(9.0%)로, 채용을 줄이거나 없는 기업(22.5%)이 채용을 늘리는 기업(11.0%)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경제ㆍ업황 악화’…신규채용 부담
이처럼 올 상반기 신규채용이 줄어든 데는 대내외적 여건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여파가 지속하는 데다 다음 달 대선이 치러진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해외 변수도 기업들의 채용을 막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신규 채용 감소 이유로 ‘경제 및 업황의 악화가 예상된다’는 답변(34.2%)이 가장 많았다. 회사 내부 상황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한 기업(31.6%)이 뒤를 이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결국 기업들의 채용을 주저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악화로 신입사원 조기 퇴사, 이직 등 인력 유출이 줄어서’(11.8%), ‘통상임금이 늘어나는 등 인건비 부담이 증가해서’(9.2%), 60세 정년 의무화로 정년퇴직자의 감소(6.6%) 등을 꼽는 기업도 있었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이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68%) 차지했지만, 여전히 신규 채용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졸업생 선발 비중은 평균 54.4%로 가장 많았다. 여성 비중은 평균 26.2%로 나타나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도 ‘이공계ㆍ남성’ 선호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적인 연봉은 3천8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323만 원을 받는 셈이다. 응답 구간별로는 ‘3천500만~4천만 원’이 3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4천만~4천500만 원’ 27.0%, ‘3천만~3천500만 원’ 23.0%, ‘4천500만~5천만 원’ 8.5%, ‘5천만~5천500만 원’ 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주요 대기업 중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곳이 많이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 경기가 좋아지는 상황이 계속되면 하반기에는 대기업들의 신규채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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