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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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선 정국이 되었다. 불과 한 달 남짓이면 새 정부가 인수기간도 없이 바로 들어서게 된다. 선거도 볶아치듯 해야 하고, 정권인수도 정신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이유는 지금의 경제상황이나 일자리감소 등의 현상이 과거와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단지 인공지능 등 기술적 진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큰 충격파는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에 의해 이루어진 문명의 토대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1, 2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의 발명과 내연기관의 발명에 의해 이루어졌고 2차 산업혁명 이후 150여 년 동안 이 같은 기반 위에 인류 문명이 건설되어 왔다. 그러나 인류는 더 이상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다는 데 국제사회가 동의하고 있다. 2015년 12월 195개국 정상이 파리에 모여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지구온도를 2도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합의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런 약속을 유지하려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분산화가 가능하고 발전용량도 매우 가변적이고, 송전 배전 등의 부가적인 인프라 없이 직접 사용도 가능하다. 그러나 불규칙한 발전이 문제였는데 에너지저장장치 (ESS)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해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아이슬란드의 경우 이미 89% 정도에 이르고 있고 하와이는 100%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이나 중국도 빠르게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 남짓이며 2035년까지의 목표도 겨우 11%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 산하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기술적인 잠재발전량이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22배에 달한다고 한다. 1년에 100조 원이 넘는 돈을 에너지 수입에 사용하면서도 에너지 자급률이 3%밖에 되지 않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발전 잠재량이 22배나 되는 데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신재생에너지 기반은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인류 문명의 기본적인 에너지기반인데 이런 신산업의 기회를 애써 무시하며 화석연료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매년 100조 원의 에너지 수입비용을 태양광으로 바꿔 확 낮출 수도 있을 텐데도 미적거리고 있는 정부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정책으로 과연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제 국민이 나서서 정부가 이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 새 정부는 에너지 주권을 되찾는데 모든 정책적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국가 되는 길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하고 전 세계 새로운 산업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100년을 뒤처지게 될지 모른다. 정말 중요한 이런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보장할 수 없을지 모른다.

 

전하진 썬빌리지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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