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관광입국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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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천7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다. 2012년도에 처음 외국인 관광객 1천만 시대를 연 이후 불과 4년 만에 달성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국내 관광산업의 성장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관광산업이 고용유발 효과가 크고 여타 산업에 미치는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기술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의 여건을 살펴볼 때 관광산업과 연계된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여행ㆍ관광경쟁력지수를 보면 우리나라의 관광경쟁력은 이웃나라 일본(9위), 중국(17위) 보다 못한 29위로 나타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환경조성 분야와 자연 및 문화자원분야는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지만, 관광정책 및 기반조성, 인프라 분야는 매우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강점이 있는 환경조성 분야에는 정보통신기술 분야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순위는 11위로 상당히 국제적으로도 강점이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과 관광산업을 결합하여 새로운 사업을 발굴한다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이 진일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스마트관광은 이러한 정보통신기술과 관광산업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관광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과 정책이 도출될 수 있다.

이미 정부에서도 관광 R&D 사업을 통하여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관광산업분야의 도전적인 아이디어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지능형 전시장, 박물관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맞춤화된 관광정보제공 등은 4차 산업혁명에서도 매우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포켓몬고의 등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등도 관광산업과 결합되었을 때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관광의 성장을 위해서 우리 정부와 우리가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점이 있다.

 

첫째, 현재 관광정책의 주요 관심대상은 중국 단체관광객과 쇼핑관광으로 국한되어 있다. 이미 중국관광객들 역시 개별관광객으로 관광패턴이 변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면세점을 지원하는 정책으로는 우리 관광산업이 획기적인 성장을 하기 어렵다.

 

둘째, 정보통신기술과 관광산업의 결합을 지원하는 정부부처가 분산되어 있어 효율적인 지원이 어렵다. 이러한 행정 편의주의적 지원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어렵게 하거나 중복된 지원을 하게 한다.

 

끝으로,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에 변화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인 관광산업은 무형의 자원을 제공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그런데 우리는 서비스는 무료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광산업과 같은 서비스 산업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인색하다. 우리가 정당한 서비스의 대가에 대한 지불을 할 때에 관광산업도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관광입국의 길목에 서 있다.

 

정남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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