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美 트럼프의 등장은 새로운 국제관계의 서막인가

▲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은 영국의 EU탈퇴와 더불어 앞으로 세계의 정치, 경제적 지형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본다.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에서 EU탈퇴를 공약하는 극우주의정당 지도자 ‘마리르펭’이 승리할 경우 반세계화를 추구하는 변화의 바람은 서방권에서 더욱 드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전의 미국대통령들이 표명했던 세계의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증진을 위한 미국정부의 결의(commitment)는 언급하지 않은 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였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사에서 미국 건국이념의 충실한 이행 의지표명을 통해 미국의 정체성과 국민의 통합을 도모하는 전통과 결별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이민 행정명령이 미국의 헌법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동 행정명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50% 이상일 정도로 높아 이를 둘러싼 미국의 정체성에 관한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와도 전통적인 한미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 간 논의 중인 사드배치는 북한의 핵위협 대처에 필요한 무기이나 중국이 강력한 반대의사 표시와 함께 다양한 압박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여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드배치 문제는 우리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면서도 미·중의 동아시아지역의 군사적 전략이 교차하는 측면이 있어 이 문제의 해법 양상에 따라 우리의 미·중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사드사태에서 우리가 얻는 교훈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나라이나 중국과의 경제, 문화, 관광 협력의 증대는 우리의 중국 의존성을 심화시켜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억압하는 굴레가 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음을 체험하게 된 점이다. 

둘째, 중국은 우리와 양국 간 현안에서 대화를 통한 협상보다는 힘의 구사를 통해 자국의 입장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강대국의 패도주의(覇道主義)를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중국 정부에게 사드 배치 결정을 친구의 나라에 걸맞게 성의를 갖추어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노력을 충분히 하였는가는 자성할 필요가 있으나 중국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패도주의적 접근을 우리에게 구사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셋째,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의 안보를 한·미 동맹을 통해 확보하는 전략은 미국에 신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우리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이 변함없도록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넷째, 한미동맹에 의한 안보 확보 전략에 보완하여 우리가 스스로 주도권을 갖고 구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추가적인 안보전략의 필요성이다. 이를 위해 남북대화의 재개와 관계증진을 통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리의 통제능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가 발호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될 수 있음에 비추어 우리의 이익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국력을 증강시키는 자강노력이 더욱 요망되는 시대에 들어가고 있다고 본다.

 

신길수 前 주그리스대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