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칼럼] 대상포진 초기 치료 놓치면 만성 신경통 발병 위험 높아

▲ 마취통증의학과_한승탁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72세 박 모씨는 3주정도 약물치료를 받고 난 후 피부 병변도 회복되어 완치된 줄 알았다. 

하지만 발진이 나은 후에도 한 달 이상 피부가 따가운 통증이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닿기만 해도 통증이 악화됐다. 다시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자신의 병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에 걸린 뒤 몸 속 신경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발생한다. 주로 가슴과 얼굴에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신경이 뻗친 몸 어디든 생길 수 있다. 

특히,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안면신경까지 바이러스가 침범하여 실명, 안면마비 등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발병 72시간 내 초기에 치료해야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대상포진은 초기에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물집은 통증이 나타난 후 하루에서 1주 정도 지난 후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주로 몸의 한쪽에 띠 모양의 피부발진과 여러 개의 수포가 생긴다. 이처럼 몸 한쪽에 줄무늬처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대상포진의 큰 특징으로 꼽힌다. 피부에 생긴 물집은 보통 2~3주 내에 치료된다. 발진이 나은 후 수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며, 통증 양상은 다양하다. 날카롭게 찌르는 통증이나 옷깃만 스쳐도 굉장히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만성통증이 지속 될수록 우울증, 불면증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대상포진 환자의 약 20% 정도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는다. 특히, 고령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 한 후에는 단순 약물치료에는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특수치료가 필요하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한승탁 원장은 의료용 미세 바늘을 이용한 치료법을 사용한다. 굵기 0.25~0.35mm의 아주 가느다란 미세 바늘을 삽입해 약물을 넣는 방식으로 손상되고 변성된 조직을 재생시켜 기능을 회복하게 함으로써 통증을 사라지게 하는 치료방법이다.

미세바늘은 굵기가 아주 가늘기 때문에 시술 시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적고, 주사 시술로 인한 조직손상이나 감염의 위험성 거의 없어 합병증 발생률도 없다. 또한, 스테로이드는 근육이나 인대를 약화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해 사용하지 않는다.

 

한승탁 원장은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스트레스와 과로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수원윌스기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한승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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