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박지원·김무성… 부패 前科
부패 정국서 정치 중심 될 자격 없다
朴부패 심판할 깨끗한 국민 차고넘쳐
그 후 독재 권력은 날개를 달았다. 영장 없이 국민을 끌고 가 고문했다. 대가 없는 피고름을 노동자에게 강요했다. 거슬리는 야당 총수는 국회에서 제명했다. 대통령이 체육관에서 뽑혔고, 인권이 유신(維新)으로 유린당했다. 1979년 10월26일까지 10년이 그랬다. 그런 독재권력이 금과옥조로 여긴 게 표심이다. ‘65.1% 표심으로 허락받았다’며 합리화시켰다. 권력이 표심을 왜곡하고 국민을 속여넘긴 견강부회(牽强附會)의 역사다.
그로부터 반백년. 그 독재에 기인한 혈육(血肉) 권력이 또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번엔 부패다. 당당하지 못한 관계가 국정을 흔들었다. 사적(私的) 인연이 국가를 주물렀다. 정책, 인사가 통째로 농락당했다. 그 농단의 끝은 부정한 돈이었다. 300억, 20억, 10억…. 대기업을 등친 천문학적 부패숫자에 국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다. 50년 전 처럼 국민이 길거리로 나갔다. 촛불이 청와대를 에워쌌다. 그 민심 속에 대통령이 갇혔다.
어쩌면 서너 달 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을지 모른다. 권력 부패가 앞당긴 조기(早期) 대선이다. 대선의 화두도 당연히 부패척결이다. 박근혜 부패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해, 부패 없는 미래 약속으로 끝난다. 그런데 그 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얼굴들이 보인다. 부패에 관한 한 할 말이 없어야 할 얼굴들이다. 지나간 누(累)에 대한 성찰이 먼저여야 할 얼굴들이다. 부패 전력을 매단 사람들, 법은 그들을 부패 전과자(前科者)라 명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삼성, 롯데, 태광실업, 썬앤문에서 돈을 받았다. 감옥에 갇혔고 징역 1년이 확정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SK와 금호에서 돈을 받았다. 역시 감옥에 살았고 징역 3년이 확정됐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도 부정한 돈을 받았다. 벌금 1천만원이 경(輕)하다 할지 모르나, 부패 전과에선 다를 바 없다. 최순실이 몰아간 악행(惡行)의 끝도 정치권력을 이용한 기업 돈 갈취였다. 이들의 혐의와 무슨 차이가 있나.
그런데 박근혜 부패가 만든 반(反) 부패 정국의 주인공이 하필 이들이다. 김 대표는 박근혜 부패를 탓하며 갈라섰다. 보수 쪽 후보들을 줄 세우며 막후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 대표도 박근혜 부패를 비판하며 여야 후보들에 평점을 주고 있다. 후보를 맞겠다고 쳐놓은 빅텐트에서 후보 감별사를 하고 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다. 시대교체를 기치로 내세웠다. 그가 말한 시대교체에 부패 정치 교체가 있음은 물론이다.
이쯤에서 궁금하다. 누가 이들에게 부패를 지적할 자격을 줬나. 무엇이 이들을 저토록 당당하게 만들었나. 그 근거를 밝힌 사람은 없다. 어차피 세상 다 아는 전과도 입 닫고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다만, 표정에서 읽히는 논리가 있다. ‘지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그 표심으로 면죄받았다’. 하기야 저마다 선거 귀재들이다. 부패 전력을 달고도 거뜬히 다선(多選) 의원 됐고, 재선(再選) 도지사 됐다. 저렇게 덮는 것도 유는 아니다.
하지만 말이다. 이걸 알아야 한다. 지금 이들의 모습은 50년 전과 닮은 꼴이다. 그때 권력도 표심을 권력독재의 면죄부로 삼았고, 지금의 이들도 표심을 부패전과의 면죄부로 삼고 있다. 그걸 모르겠다면 이거라도 알아야 한다. 50년 전 표심 왜곡을 역사는 ‘견강부회’라 기록했고, 지금 이들의 표심 왜곡도 국민은 ‘견강부회’라 지적하고 있다. 고인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박한 말 중에 이런 게 있지 않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박근혜 부패로 생긴 무주공산에 욕심이 나는가. 정히 그렇다면 먼저 할 일이 있다. 박근혜 부패와 자신의 부패가 다름을 증명해야 한다. 최순실이 뺏은 기업 돈과 자신들이 받은 기업 돈이 다름을 증명해야 한다. 그럴 자신 없으면 빠져야 한다. 굳이 부패 전과자 아니어도 박근혜 부패를 심판할 깨끗한 국민은 차고 넘친다. 자신의 부패는 반성하지 않으면서 부패 없는 파라다이스를 믿으라 장담하는 것. 들어주기에 역겨운 약속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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