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취준생·주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 포함… 지난해 역대최대 기록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학원 통학생, 쉬었음,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지난해 453만8천 명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공식 실업자로 집계한 101만명2천 명의 4.5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실상 실업자’는 2015년 27만5천 명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4만1천 명 늘었다. 2012년 16만6천 명 줄어든 뒤 2013∼2014년 간 증가 폭이 10만 명 이내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가 눈에 띄게 커졌다.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고시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에 등록하지 않고 혼자서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은 40만1천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37만4천 명)보다 7.21% 증가한 것으로 증가 폭은 2008년 11.6% 이후 최대치다.
고시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 취업을 위한 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인구는 22만7천 명이었다. 취업준비생은 아예 일할 능력이 없거나 능력은 있어도 일할 의사가 없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기 때문에 통계청이 집계한 실업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루에 반나절 정도만 일하면서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큰 병을 앓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쉬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도 마찬가지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해 ‘쉬었음’ 인구는 162만5천 명으로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늘며 16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근로시간 18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5만1천 명 늘어난 127만3천 명으로, 사상 최고치인 4.9% 비중을 차지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실업자’의 증가는 실업률엔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고용률 상승 폭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고용률은 2014년 전년보다 0.7%포인트나 상승했지만, 2015∼2016년 2년 연속 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문제는 올해에도 고용시장의 한파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뚜렷한 경기 회복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데다 1분기 청탁금지법 영향의 현실화로 내수 둔화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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