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희망… 청년CEO 좌담회] 청년창업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힘들지만 행복
丁酉年, ‘붉은 닭’ 처럼 창업의 결실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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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청년 CEO들이 ‘굿모닝하우스’에 모였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창업계에 도전장을 던진 4명의 청년 CEO. 바로 김민 케이엠기술 대표(30), 박가영 잇츠허브 대표(25), 유현덕 인터라켄(34), 이상국 아이어 대표(35)다.

한자리에 모인 청년 CEO들은 어색함도 잠시, 청년 CEO로서 겪는 고충과 애로사항 등 서로의 공감대를 너무나 잘 이해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꽃을 피웠다. 최근 우리 사회의 청년들을 흔히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들 청년CEO에게서 우리는 삼포세대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신만의 당찬 꿈을 향해 비상하는 진정한 ‘청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017년 새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청년CEO들을 만나보자. 이하 박가영 대표 ‘박’, 김민 대표 ‘김’, 이상국 대표 ‘이’, 유현덕 대표 ‘유’

 

# 나의 사업! 나의 꿈!

이 :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 것 같다. 먼저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지난 6월 ‘아이어’라는 증강현실(AR) 안경 업체를 설립했다. 자막이나 영상을 눈앞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AR) 안경을 제조한다. 안경을 착용하면 음성인식부터 기계 번역을 통한 실시간 자막 제공과 함께 ‘무한초점’을 구현해 사용자에게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처음에는 청각장애인에게 보다 편한 생활을 제공해주자는 발상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들에게 시각적인 편리함을 제공하고 기술을 더 개발해 누구에게나 생활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 : 인테리어 가구를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 판매까지 해보면 어떨까 해서 창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2014년에 ‘인터라켄’을 설립했다. 수원 가구거리에 자리를 잡았고 중립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가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모두 하기에 친환경자재를 쓰고 또 가구 내구성을 튼튼히 만드는 공법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박 : 5년 전에 잇츠허브를 설립했다. 직접 운영하는 허브 농장에서 수확한 허브를 당일 배송하고 있다. 기존에 여러 차례 유통 과정을 거친 허브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전 수확, 오후 배송이란 철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차례 유통망을 거쳐 신선도를 잃은 허브가 마트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아침에 수확한 허브를 오후에 배달해 건강하고 신선한 허브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 식습관을 개선해주는 스마트 포크스푼을 제조ㆍ판매하며 해외역직구 사업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에 설립했다. 스마트포크스푼은 고혈압 환자 등 식습관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염도 측정, 빠른 식사습관 제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예컨대 밥을 빨리 먹으면 진동을 울려 알람을 주거나 스마트 포크스푼이 뜬 음식물의 당, 염분 등을 측정해 소비자에게 알려준다. 이와 함께 국내 타사 제품들을 해외에 수출하는 ‘해외 역직구’ 유통사업까지 함께하고 있다.

 

# 그래 결심했어! 창업 도전장

박 : 다들 창업 결심한 계기가 남다른 것 같다. 사실 지금 내 나이 또래(25~27세)는 거의 다 취업 하고 직장인이 된 친구들도 많다.

 

김 : 맞다. 내 주변에도 이미 2~3년차 직장인이 된 친구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부모님보다 오히려 친구들의 반대가 심했다. “나 제조업 사업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오는 답은 백이면 백 ‘제조업? 그거 해봐야 안 팔린다’, ‘사업 그거 힘든데 할 수는 있겠냐’ 등 부정적이었다. 창업을 결심은 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주변에 반대 때문에 조금 애를 먹었다. 그래서 창업에 대한 준비를 꼼꼼히 그리고 열심히 했다. 

창업을 ‘무작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때부터 정부의 창업교육 프로그램이라던지 예비창업 교육 등 여러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또 창업대회 입상도 여러 번 했다. 단단히 준비했다라는 것을 보여주니 친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약에 창업을 실패하더라도 이런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었다.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시작하니 주변의 지지와 믿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유 : 나 같은 경우 34살이면 창업하기에 비교적 젊은 나이는 아니다. 이전에는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 일을 잘한다는 주변의 칭찬도 있었고 나름 잘 생활하고 있었지만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은 욕구가 어딘가에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욕구에 대한 해답은 창업에 도전이었다.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게 어렵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주변의 반대도 물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을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 우리나라가 혁신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해외는 기술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기술에 대한 가치를 높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개발자, 연구자들에 대한 대우가 그렇게 좋지도 않다. 외국처럼 기술자가 큰 빛을 보기는 힘들다고 생각이 닿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해외의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처럼 혁신을 일으키고 기술의 가치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부모님도 이런 식으로 설득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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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생활, 아쉬움은 없다

이 : 보니까 김 대표와 박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바로 창업에 뛰어든 것 같은데 그래도 직장생활을 한번 해볼 걸 하는 아쉬움은 없었나.

 

김 : 사실 직장생활을 해보고 창업을 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거기서도 분명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회사는 기본적으로 받는 수입이 정해져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성과를 올려도 수입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창업 전 오픈마켓을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내가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내가 열정과 시간, 노력을 얼만큼 쏟아 붓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 재미와 흥미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박 : 농업은 일손이 정말 필요하다. 주말에도 농장 일 때문에 쉬질 못한다. 쉬는 날이 정해지지 않고 일도 많다 보니 제대로 놀지도 못한다. 물론 이에 대한 성취감도 느끼지만 직장인은 쉬는 날이 정해져 있다 보니 여유 있는 삶이 좀 부럽긴 하다. 

 

# 든든한 창업지원 시스템

유 : 오늘 창업한 사람들끼리 모이니까 역시 오고 가는 정보도 많은 것 같다. 다들 정부나 경기도에서 받는 지원도 있는 것 같은데.

 

김 : 사실 도의 지원을 받으면서 사업을 하나 더 확장한 느낌이었다. 특히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거의 유통 쪽이다. 원래는 스마트포크스푼 등 제조에 집중했는데 중기센터에서 지원을 받으면서 유통 분야인 해외역직구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지금은 제조보다 오히려 유통이 더 잘 나가고 있다. 지원을 받으니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 오히려 자신감도 찾았다. 정부, 경기도 지원사업을 잘만 찾아보면 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고 멘토링도 지원받을 수 있다. 

멘토링의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많이 됐다. 붕 뜬 조언들이 아닌 지금 내 위치에 맞게 조언을 받았다. 특히 창업이 처음이다 보니 부가세 신고 등 세금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지만 지난 6월쯤에 중기센터에서 담당 회계사를 소개받아 일을 일사천리로 해결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든 생각이 ‘진짜 창업지원제도가 잘 돼 있구나’ 였다. 

 

이 : 근래 들어 창업자가 많이 늘어나니 지원도 많아졌다. 대부분의 지원이 기술, 투자 유치 등에 쏠려 있다. 물론 제조업도 시제품까지 다 만들어주고 지원도 풍부하다. 그러나 시제품을 다 만들어도 정작 유통을 하거나 홍보하는 면의 지원은 미비하다.

실제로 창업자들이 시장에 나갈 준비는 끝마쳤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는 창업 지원을 해준 후 “너넨 지원도 다 받고 잘 된 아이들이야! 그러니까 이젠 너네가 해야 돼”라는 느낌이다. 지원을 다 받아도 정작 시장 문턱을 넘지 못하니 창업자들이 대부분 이 단계에서 고꾸라진다. 조금 더 디테일한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 창업보다 어려운 연애·결혼

박 : 요즘 우리뿐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현재 삼포세대에 살고 있지 않나. 연애들은 다들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이 : 연애는 기회 있으면 하지만 결혼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다. 현재 나는 결혼 준비하는 나이에 창업을 하고 있다. 창업이라는 게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기에 삼포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웃음)

 

김 : 지금은 창업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사업에 몰두해야 한다. 지난 11월엔 공장을 매입했다. 이제부터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낼 것 같다. 그래서 결혼은 내가 안정을 찾았을 때 하고 싶다.

 

1년 뒤쯤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지 않았을까 한다. 조금 있으면 직원들도 뽑을 거고 그렇게 되면 시간적 여유도 조금 생길 테니까. 지금은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 1년만 더 열심히 하고 결혼할 거다. 친구들은 작년부터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있다. 요즘 많이 듣는 소리가 “넌 언제 (장가)갈래?”다.

 

유 : 작년에 결혼했다.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결혼을 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덥석 하긴 했는데(웃음) 그래도 현재 창업은 나 말고도 4명이서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 하루하루 자신과의 싸움

김 : 다들 창업을 하면서 지키는 철칙이나 좌우명 같은 것은 있나. 나 같은 경우는 아버지가 CEO여서 아버지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마다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 이게 나의 철칙이다.

 

박 : 창업을 하다 보면 초심을 잃기가 쉽다. 내가 처음에 창업을 시작했던 그 초심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는 것이 나의 경영 철학이자 좌우명이다.

 

유 : ‘도전하는 마음, 항상 변치 말자’라는 말을 항시 새기고 있다. 회사생활을 하면 도전하는 일이 비교적 많이 없지만 사업을 하면 원치 않는 도전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두렵더라도 도전하는 마음이 변치않길 바랄 뿐이다. 

 

이 : 다소 막연하지만 ‘좋은 일 하면서 돈 벌자’다. 원치 않은 일을 하고 또 사람을 속여가면서 돈을 벌기보다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 

 

# 이구동성 “새해엔 사업발전 했으면”

이 : 이제 2017년인데 다들 새해소망 있을 것 같다. 왠지 다들 창업에 대한 소망이 클 것 같다. 

유 :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수익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 현재 분배를 하지 않고 계속 재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B2C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B2B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B2B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안정된 회사를 만들고 싶다. 경제적 여유라는 부분이 현재로썬 크다. 

 

김 : 곧 직원을 뽑게 된다. 첫 창업에다가 처음 맞는 직원이라 좋은 직원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좋은 직원을 만나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또 요즘 창업자들이 많은데 만나보면 다들 힘들어한다. 어렵고 힘든 점들을 잘 극복해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이제 1년이 지났으니 초심 잃지 말고 어려운 것들을 이겨냈으면 한다.

 

박 : 지금 번 돈들은 대부분 재투자하고 있다. 2017년에는 농장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다 잘됐으면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번 달에 수술하는데 아무 탈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부모님의 건강도 새해 큰 소망이다. 

 

이 : 나는 나름의 계획과 로드맵이 있지만 어차피 다 어긋날 걸 안다. 그래도 세워둔 계획이 많이 다르지만 않게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한다. 결혼이나 연애, 그런 것을 생각할 시기는 아니다. 10년은 이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바램은 준비한 대로 흘러갔으면 한다.

 

허정민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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