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학·자유학년제 등 새로운 도전… 천년교육 이끌 것”
이재정 호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4년차를 맞게 됐다. ‘혁신학교’의 성공적인 안착과 세월호 참사로 인한 ‘416교육체제’ 도입, ‘9시 등교’를 통한 학생 중심의 학교 현장 만들기, 학생 각자가 갖는 꿈과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 보는 ‘꿈의 학교’ 등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경기교육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다는 평도 들었다. 그런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꿈의 대학’과 ‘자유학년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교육감은 이들 교육체계의 확대를 통해 앞으로의 천년교육에서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기교육의 새 패러다임이 될 각종 정책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이 교육감의 생각을 들어본다.
-야간 자율학습을 대신해 방과 후 인근 대학교 강의실로 학생들이 찾아가 꿈과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융복합 수업인 ‘경기 꿈의 대학’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이제까지 우리 교육은 좋은 성적 받기 또는 좋은 대학 가기, 수능 성적 잘 받기, 우수한 등급 받기가 하나의 목적 같이 돼 있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100년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육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 중 하나다. 핵심은 학생에게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을까. 가령 핀란드의 경우 세계 최고 교육으로 꼽히는데. 다른 이유가 없다. 학생들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껏 학교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 틀 속에서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은 교사들에 의해, 정해진 수업 시수 안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것들만으로 충분한 시대는 끝났다.
지난해까지 꿈의 학교를 통해 초·중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었다고 하면 올해는 진로와 적성을 잘 모르는 고교생들이 진로적성 체험을 학교 밖에서 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하나는 대학 또 하나는 공공기관, 전문기관.
이 세 곳을 통해 꿈의 대학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는 수업을 받거나 지식 전달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자기의 적성과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경험의 과정이다. 올 4월부터 공식적으로 개교하게 되는데 80여개 대학교가 참여한다.
학생들이 자기 선택적으로 공부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야심차게 추진된다. 전국에서 처음 시작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협력해서 만드는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도교육청도 열심히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이기에 잘 만들어보려고 한다.
저는 이 꿈의 대학을 통해 고교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 학생과 함께 학년이라는 한계를 넘어서 의견을 나누고, 탐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의 시야와 관점을 굉장히 넓혀주고 바꿔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올해에는 경기지역 중학교에서 기존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 운영되면서 중학교 1학년생들의 지필고사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창의성 향상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선행학습 조장 등 사교육 시장 확대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아주 좋은 질문이다. 자유학기제라고 하는 것은 수업을 줄어들게 하는 게 아닌 수업 방법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여러가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가령 동아리 체험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몰라보게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1학기로 부족하다, 2학기에서 자유학년제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출범하게 됐다.
이제까지 1학기는 시작하는 자유학기제로 하고, 2학기를 연계하는 자유학기제를 했는데, 대체로 학교 현장에서는 2학기에서 시작해서 1학기에서 끝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필고사를 보지 않으나 다른 방법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결코 학업 성적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이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을 보내는 것은 아이들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선행학습처럼 피해야 할 것이 없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 이야기를 들어보면 친구와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 정말 친구가 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학교가 창의력, 상상력을 길러갈 수 있도록 과감한 교과 편성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제대로 이행해 보려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 학생들이, 그 고 교사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18년부터 각급 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화된다고 한다. 4차 산업은 실제로 기술과 기술, 지식과 지식이 융합돼서 발전하는 형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사고 자체가 상상력과 창의력이 없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우선 교과가 어렵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대폭 줄여야 한다고 본다. 두번째 학생들이 자율적이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야 한다. 또 학생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 세번째 교육 자체는 학교 교육이 아닌 마을 교육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역에 많은 전문가와 기관이 동원돼 이 시대에 필요한 자료를 학생들에게 공급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경쟁과 평가의 방법으로 할 경우 해 나갈 힘이 없다. 창의력과 상상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교육에 있어 중요한 대목은 경쟁과 지식이 아니라 협력과 창의력 교육 수업 쪽으로 체제를 만들기 위해 각급 학교 중심의, 그리고 지역 사회 중심의 교육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학교가 다양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2018년은 경기도가 꼭 1천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1천년을 위해 경기교육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 사명이 있는데.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중심부가 아니라 변방이다. 경기도가 그동안 변방이었기에 서울이 해내지 못한 것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령 일산, 판교, 성남, 동탄신도시 등이 그렇다. 신도시를 단순 규모로 볼 것이 아닌 각 신도시가 갖는 새로운 문화와 환경이 대단히 중요한 요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핵심이 있다면 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수원화성도 역사적으로 보면 변화의 한 핵심이었다. 그 당시의 과학적 실학 운동이 벌여왔던 과학적 산물의 결과가 수원화성이다.
북한과 접경지대도 있고, 산촌, 어촌지역 등 다양한 자연환경 속에서 경기도는 그야말로 끊임없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가 못하면 다른 지역도 못한다. 변화라고 하는 것은 중심부가 해내기 어렵다. 이제 서울은 변화를 이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가 변화하면 그 변화에 힘으로 서울도 변화할 수 있다. 옛날에는 서울을 따라갔지만, 앞으로는 경기도가 앞서가고 이끌어 갈 것이다. 그것의 한 예로 혁신교육, 혁신학교, 꿈의 학교 등 새로운 교육이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경기도 만큼 잠재력을 가진 곳이 없다. 핵심적인 콘텐츠로 채워 나간다면 경기도는 세계에서 빛나는 지역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변화의 동력도 갖춰져 있다. 언제나 변화는 변방에서 온다. 우리가 열등감을 버리고 자신감만 가지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교육도 그 자신감으로 앞으로의 대한민국 천년 교육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정유년을 맞아 경기지역 교원 및 학부모, 학생들에게 덕담 한마디 해 주신다면.
전통을 지키는 것보다 그것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행이라는 것도 어떻게 변화시켜서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어가는 과제인데, 우리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그동안 해왔던 혁신교육의 열정을 담아 미래교육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다.
혁신학교 이후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청과 교육부의 정책에 의해 되는 게 아니라 현장 교사 학생들의 열정으로 이뤄진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몇 가지 실험적인 것을 해 나갈 생각이다. 우선 다문화학교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다문화를 교육의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 또 교원 임용부터 승진에 이르기까지 교원 인사에 대한 정책을 새롭게 추진하고 정착시켜 활성화할 방침도 세웠다. 끝으로 학교 시설에 대한 안전, 좀 더 확고하게 학생을 지켜나가는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김규태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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