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교통公, 이러면 월미모노레일도 탈 난다

인천교통공사의 하는 일이 답답하기만 하다. 시민혈세 853억원을 들이고도 총체적 부실시공으로 개통도 못한 채 6년째 방치했던 인천 월미은하레일을 철거, 관광형 소형 모노레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됐지만, 민간 사업자의 자금조달 문제로 공사가 암초에 걸렸다. 당초 목표한 내년 5월 개통이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폐물이 된 은하레일의 대체 활용방안으로 택한 관광형 소형 모노레일 사업 자체의 성공여부도 의심스러운 상태다.

우유부단한 교통공사가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자금조달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한 결과 제2의 시행착오가 우려되는 거다. 교통공사는 2010년 완공된 월미은하레일에 대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안전성 검사 결과 ‘운행 불가’ 판정이 내려지자 2014년 이 사업 계획을 폐기했다. 대신 기존 차량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한 월미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했다. 70인승이었던 은하레일과 달리 새 모노레일은 8인승 무인 자동운전 시스템으로 3량까지 연결 운행할 수 있다. 경인전철 인천역을 출발, 월미도 외곽 6.1㎞를 순환 운행할 계획이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2월 (주)가람스페이스와 수익형 민간투자(BTO)방식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엔 (주)가람스페이스를 주축으로 인천모노레일(주)이 설립됐다. 협약 내용은 인천모노레일(주)이 은하레일 기존 시설 개선비로 190억원을 부담하고 매년 8억원의 임차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20년간 운영권을 부여 받았다. 당초 인천모노레일(주) 측은 190억원을 투입하면 기존시설 개선을 끝내고 내년 5월 정상 개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부실시공된 기존 시설 하자 정도가 의외로 심각해 개선공사 범위를 명확히 정하기 어려운 데다 목표 예산과 목표 공정 수립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예컨대 현재 파악한 소요 예측 사업비가 260억원으로 껑충 뛰어 당초 계획(190억원)보다 70억원을 초과하는 걸로 나타났다. 문제는 사업 시행자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실시협약 체결 당시 (주)가람스페이스의 자본금은 14억원에 불과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자금조달 방안도 뚜렷하지 않았다.

사업 시행자 측은 은행 대출로 사업비를 감당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확보에 대한 구체안은 불충분했다. 그런데도 교통공사는 사업자에게 협약 체결 조건으로 요구했던 은행권의 대출확인서(인증서)를 제출받지 않았다. 단지 은행 대출이 불확실한 대출의향서만 받아놓고 태평했다. 이처럼 교통공사는 사업자의 자금조달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못하고도 한가롭게 사업자의 사업비 조달현황을 구두로만 대충 보고받고 있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교통공사는 이제라도 사업자가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 계획서를 제출받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 진척상황을 빈틈없이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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