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2호선 부실시공 관련자 문책하라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갈수록 태산이다. 개통 초기부터 잦은 고장과 운행 장애로 논란을 빚고 있는 부실시공 의혹이 부분적이나마 사실로 밝혀져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개통한 인천2호선은 개통 첫날에만 전기 공급 중단과 신호 이상 등으로 6차례나 운행 장애가 발생했다. 8월 7일엔 운연역에서 승객이 모두 내린 전동차가 수동으로 주행하다 선로전환기 조작 잘못으로 탈선 사고까지 발생했다. 당시 인천교통공사는 사고가 아니라 모의훈련이라고 조작했다가 뒤늦게 들통 나 간부 2명이 직위해제됐다.

개통 후 지금까지 3개월 간 인천2호선에서는 크고 작은 고장과 운행 장애가 12건이나 발생했다. 교통공사가 지난 2일 서부여성회관역에서 발생한 20분간 운행 중단 사고원인을 조사한 결과 선로전환기 접속함 단자대를 고정하는 볼트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 선로전환기 단자대를 연결하는 볼트 압착이 제대로 돼 있지도 않았다. 과전압을 방지하는 부품인 퓨즈 용량이 설계도면상 기준 용량인 2A(암페어)보다 절반가량 낮은 1A로 설치돼 있는 것도 확인됐다.

교통공사는 이에 대해 시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2A가 아닌 1A를 설치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퓨즈를 설계도면상 기준 용량에 미치지 못하는 걸 설치해놓고도 괜찮다니 그 해명이 해괴하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불안케 하는 이 같은 부실 사례들은 시공사가 설계대로 자재를 쓰지 않았고, 규정대로 시공을 하지 않는 등 마무리 손질을 대충대충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통공사는 전 구간 선로전환기 안전진단뿐만 아니라 차제에 종합 점검과 함께 총체적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설계 시공 감리 등 시공 전 과정에서 어디에 부실이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내 관련자들에게 민·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개통 초기 교통공사 노조는 인천시가 개통일자를 미리 정해놓고 그 날짜에 맞춰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 각종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개통 전 시험운행기간도 67일에 불과했다. 김해경전철(135일)과 대구지하철 3호선(80일), 용인경전철(90)등 보다 시험운행기간이 짧았다. 항간의 주장처럼 인천2호선은 시장 취임 2주년인 7월 30일에 개통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를 때부터 부실시공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거다. 지난 8월 특별안전점검 후에도 여전히 고장이 잦은 건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안전 전반을 철저히 조사·검증할 민관 합동 기구를 구성, 정밀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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