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독주를 막아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시스터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제패에 이어 캐나다 퍼시픽 오픈까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올린 쭈타누깐의 가파른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것이다. 쭈타누깐은 최근 10개 대회에서 5차례 우승과 한차례 준우승, 3위 한 번 등 7차례나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PA 투어는 오는 9월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캠브리지의 휘슬 베어 골프클럽(파72·6천613야드)에서 메뉴라이프 클래식을 주최한다. 지난주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을 포함, 2주 연속 캐나다에서 열리는 대회다.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선 쭈타누깐이 한국 선수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즌 5승을 달성했다. 뉴질랜드 교포이자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도 시즌 4승을 올렸지만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도 장타를 날리는 쭈타누깐에게 힘에서 밀렸다.
쭈타누깐과 리디아 고가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코리안 시스터스’는 올림픽 이후 샷 감각을 유지하는 김세영(23·미래에셋)과 전인지(22·하이트진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올 시즌 2승으로 한국 선수 중에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세영은 지난주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쭈타누깐을 추격했지만 4타 뒤진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인지도 5타 처진 3위에 올라 쭈타누깐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한국 선수들은 두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박희영(27), 2014년에는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박인비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엄지 손가락을 치료하기 위해 휴식에 들어갔다. 한국여자골프로선 에이스를 잃은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국여자골프는 지난 시즌 LPGA투어 31개 대회에서 절반에 가까운 15승을 휩쓸면서 여자골프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3개 대회에서 6승을 합작했지만, 지난 6월20일 막을 내린 마이어 LPGA클래식에서 김세영(23·미래에셋)이 우승한 뒤로 3개월 가까이 우승 소식이 없다.
메뉴라이프 클래식에서도 우승을 못한다면 한국여자골프는 꼬박 세달간 ‘무승’이 계속된다. ‘우승 맥’을 뚫어줄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만큼 김세영과 전인지의 어깨가 무겁다. 이 밖에 최근 감이 좋은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 이미림(26·NH투자증권) 등이 출격해 우승에 도전한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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